유로존이 2일(현지시간) 열린 재무장관회의에서 총 1100억유로(약 162조원) 규모의 그리스 지원에 합의했다.
주요 언론들은 유로존이 국제통화기금(IMF)과 함께 재정위기에 처한 그리스에 향후 3년간 총 110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구제금융 규모로 사상 최대이자 1999년 유로존 출범 이후 회원국에 대한 첫 구제금융이다.
그리스는 2012년까지 재정적자를 300억유로(2009년 GDP의 11%)를 감축하는 긴축 조치들을 이행하기로 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이날 오후 브뤼셀에서 임시회의를 열고 그리스에 대한 지원체계를 적용키로 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IMF 총재도 다음주 열리는 이사회에서 그리스 구제금융이 승인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15개 유로존 회원국은 양자 협정을 통해 연 5%대의 금리로 총 800억유로를, 나머지 300억유로는 IMF가 부담한다.
유로그룹의 의장인 장 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는 기자 회견에서 "1차분 집행은 그리스가 데드라인으로 밝힌 오는 19일 이전에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1차분 집행을 위해선 일부 국가에서 지원관련 법안에 대한 의회 승인 절차와 오는 7일 열릴 유로존 정상들의 최종 서명이 필요하다.
그 동안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던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날 “그리스 지원이 유로화의 안정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면서 오는 7일까지 그리스 지원법안의 의회 통과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오전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 주재로 열린 그리스 의회는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제시된 재정긴축 프로그램을 의결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GDP의 13.6%에 달한 재정적자를 2010년에는 8.1%, 2011년에는 7.6%, 2012년에는 6.5%, 2013년 4.9%, 2014년 2.6% 등으로 낮추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지난해 GDP의 115.1%를 기록한 정부 부채는 2010년 133.3%에서 2013년에는 149.1%까지 오른 뒤 2014년에 144.3%로 낮춘다는 방침이다.
IMF는 지난해 -2.0%를 기록한 경제성장률이 올해와 내년 각각 -4.0%, -2.6% 등에 그치면서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유로존 회원국 정부는 독일의 요청에 따라 민간 금융사들과 자발적인 그리스 지원에 대한 논의에 나서기로 했다.
아울러 그리스에 지원되는 자금 중 약 100억유로는 경기악화에 따른 대출 부실화 위험에 대비, 그리스 은행 대상 '금융안정기금'으로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