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③ 유로화 붕괴 현실화?

입력 2010-05-04 14:41 수정 2010-05-04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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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외환시장 폭풍오나-유로/달러 연내 1.24달러 갈 수도

(편집자주: 글로벌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유럽발 재정위기 사태에다 중국의 금리인상, 위안화 절상 조짐에 따라 달러·유로·엔·위안 등 주요 통화 가치가 급격히 변화할 전망이다. 각국을 둘러 싼 경제·정치적 환경도 외환시장의 전망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는 평가다. 앞으로 4회에 걸쳐 글로벌 외환시장의 현황을 분석하고 전망을 모색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달러의 대반격 시작된다

② 위안 절상 언제쯤

③ 유로화 붕괴 현실화?

④ 안전자산 '엔' 과연 뜰까

구제금융 지원 합의로 그리스 사태가 일단락되는 듯 하지만 유로화의 전망은 불안하기만 하다. 시장에서는 유로화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유럽발 재정위기 사태가 진정되기는커녕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유로존 시스템 자체에 대한 붕괴 전망까지 제시되면서 유로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는 지난 2일(현지시간) 유로존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3년에 걸쳐 110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지원받는 것에 합의했다.

그리스를 포함한 16개 유로존 회원국 재무장관들은 브뤼셀에서 긴급회의를 갖고 그리스·유로존·IMF 구제금융 합의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그러나 16개국 정상들이 최종적으로 합의를 이끌어내야면 그리스에 대한 자금지원이 실시된다. 전문가들은 실제 자금집행을 위해서는 상당한 난관을 헤쳐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헤르만 판롬파위 EU(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오는 7일 유로존 16개국 정상이 브뤼셀에 모여 회의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먼저 그리스가 합의한 구제금융 지원 조건이 EU이사회 결정으로 공식 채택된 이후 EU 집행위원회는 유로존 회원국들의 위임을 받아 그리스 정부와 구제금융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오는 19일 이전에 유로존이 약속한 3년 지원 규모 800억유로 가운데 1차 연도 지원분 300억유로의 일부, 또는 전액이 그리스에 전해진다.

문제는 앞으로 3년 간 300억유로 규모의 예산절감안을 마련한 그리스 정부의 초긴축 정책의 시행 여부가 될 전망이다.

그리스 최대 공공부문 노조단체인 공공노조연맹(ADEDY)은 정부의 재정긴축 프로그램에 대항해 오는 4~5일 이틀 동안 총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그리스의 뿌리깊은 탈세와 부패 문화 역시 재정 정상화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스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탈세 규모는 230억유로 달한다. 그리스 정부가 뼈를 깎는 긴축을 약속했지만 부패가 만연하고 국민들이 강하게 저항하고 있는 가운데 성공할지 여부를 알 수 없다는 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다.

구제금융 합의에도 유로에 대한 비관론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닥터둠'으로 유명한 마크 파버 박사는 "유로는 약세를 지속할 것"이라면서 "(그리스의 뒤를 이어)다른 악재가 돌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필립 위 DBS그룹홀딩스 이코노미스트는 "구제금융 패키지는 긍정적"이라면서 "그러나 그리스의 구조조정을 가혹할 것이며 유로에 대한 최악의 상황이 끝났다고 단정하는 것은 이르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그리스가 유럽의 리먼브라더스가 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로빈 마샬 스미스앤위릴엄스애셋매니지먼트 채권 담당 책임자는 "그리스는 재정위기 사태의 리먼브라더스"라면서 "1000억유로 규모의 지원이 그리스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외환시장의 변화에 민감한 수출업계에서 유로의 약세 예상은 심각할 정도다.

방산업체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와 텍스트론은 올해 유로화 가치가 1.41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로날드 레벤 모간스탠리 선임 외환 투자전략가는 "달러/엔 환율이 연말 109엔까지 상승하고 유로/달러 환율은 1.24달러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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