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이 지난해 연말보다 0.21%포인트 상승한 1.45%를 나타냈다. 부실채권 규모도 18조5000억원으로 지난 연말보다 2조5000억원 올랐다.
이는 기업 구조조정의 지속 추진 및 부실채권 정리 규모를 축소하는 은행권의 특성상 다시 상승세로 전환된 것으로 분석됐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말 국민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1.29%로 지난해 연말보다 0.18%포인트 상승했고 우리은행은 같은 기간 0.33%포인트 오른 1.93%를 나타내며 2% 가까이 육박했다. 신한은행은 1.28%로 0.28%포인트 상승했고 하나은행은 0.01%포인트 하락한 1.04%를 기록했다.
외국계은행도 다를 바 없었다. 외환은행도 1.12%로 0.18%포인트 상승했고 SC제일은행도 0.09%포인트 오른 1.24%, 한국씨티은행도 1.08%로 0.17%포인트 올랐다.
특수은행 중 대우자동차판매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워크아웃 등을 진두지휘한 산업은행은 가장 많이 오른 0.46%포인트 상승한 2.70%를 나타냈다.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된 신규 부실채권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연말보다 0.31%포인트 올랐다. 지난 3월과 4월에 걸쳐 대우자동차판매의 워크아웃 신청과 성원건설, 남양건설의 법정관리 신청 등과 관련해 신규부실이 발생한 것이다.
중소기업 부실채권비율은 이보다 많은 상승폭을 나타내면서 0.40%포인트 상승한 2.20%를 나타냈다.
올해 1분기 중 신규 부실채권 발생 규모는 5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9조3000억원과 4분기 8조원을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2월 전과 비교한다면 아직도 신규 부실발생 규모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부실채권비율의 상승세와 반비례로 국내은행의 1분기 부실채권 정리실적은 3조2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는 은행들이 일반적으로 가결산 및 결산을 앞둔 2분기와 4분기 중에는 부실채권을 적극 정리하고 1분기와 3분기 중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경향을 보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금감원은 우선 은행들에게 자체 정리계획에 따라 부실채권 감축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을 당부했다. 최근 기업구조조정 여신 증가로 단시일내 부실채권 정리가 어려운 점은 있지만 향후 건설과 조선, 해운업 등 취약업종 여신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것을 덧붙여 당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의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부실채권의 효율적인 정리방안을 모색, 유도할 계획"이라며 "부실채권의 조기인식 및 감축을 지속토록 지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