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주가 지난 3일 두산건설의 자금악화설 루머로 인해 동반 급락했다.
이에 당황한 증권가에서는 두산그룹 관련 연구원들이 자금악화설은 과도한 것으로 생각보다 큰 악재가 아니라고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평가 속에서도 정작 기관투자가들과 외국인투자자들은 대거 매도 물량을 쏟아낸 반면, 이들 물량을 개인투자자들이 소화하면서 과연 누구의 선택이 옳았는지에 대한 관심과 함께 주요 매매 주체인 기관 및 외국인의 매도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는 두산건설과 관련해 일산의 제니스 분양률이 40% 정도 진행됐으며 현재 당장 유동성 문제가 없으나 최근 미분양 및 아파트 가격 하락추이가 지속되면, PF 및 부채 규모 감안시 최악의 경우 2조~3조원의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고 이것이 그룹 리스크로 이어질 것이란 루머가 돌았다.
이러한 미확인 루머가 돌면서 두산그룹주가 동반 급락해 지주사인 두산을 비롯해 문제의 발단이 됐던 두산건설과 주력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가 장중 하한가를 기록했으며 두산중공업 역시 14% 이상 동반 급락하기도 했다.
이날 두산그룹주의 동반 폭락은 대부분 기관투자가의 매도 물량과 일부 외국인투자자의 물량 때문으로 기관은 두산 주식 26만여주를, 외국인은 2만여주를 팔아치웠다.
또한 두산중공업 역시 각각 67만여주, 22만여주를 순매도 했으며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기관이 지난해 3월3일 252만주 순매도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인 200만여주를 팔아치웠다.
반면 개인투자자가 두산인프라코어 192만여주와 두산 27만여주, 두산중공업 36만여주를 사들이면서 두산그룹주의 동반 폭락을 방어한 셈이 됐다.
여기에 문제의 발단이 됐던 두산건설의 경우 기관과 외국인은 5800여주, 3000여주씩 순매수를 기록했으나 개인들은 1만1000여주를 팔았다.
이에 대해 이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기관의 대규모 매도를 두고 시장에서는 삼성생명 공모를 앞두고 현금 마련에 나섰다는 등의 얘기들이 돌기도 했다"면서 "그보다는 기관 입장에서 두산건설發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려면 결국 분양이 다 돼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모멘텀이 없어 매도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결론적으로 보면 오늘 시장에서 나왔던 유동성 관련 문제는 과도한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앞으로도 유동성 및 해소 방안인 유상증자 가능성에 대한 얘기들이 계속 나올 수 밖에 없겠지만 오늘과 같은 형태의 급락은 과잉반응으로 국내 건설업계에서 두산건설만 특별히 부각될 이슈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두산건설을 담당하는 윤진일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당장 6월 및 하반기에 도래하는 사채와 관련해서는 회사에서 차압 물량 등 문제 해결을 위한 준비가 완료가 된 상황"이라며 "다만 아직까지 영업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일산제니스와 지방 미분양 현장들이 좀 비중이 있어 이들의 분양률이 제고돼야 영업적 측면에서 재무구조가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운용사 매니저는 "지난주부터 건설사 PF 익스포저가 많은 기업들에 대해 위험성 경고들이 여러곳에서 포착됐다"고 전했다.
그는 "대형건설사 외에 PF 익스포저가 많은 중견 건설사들의 경우 현금 흐름이 일시적으로 나빠지는 유동성 위험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면서 "최근 건설주들의 낙폭 확대 역시 이와 연장선상에 있으며 기업어음 등 채권 시장의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