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액정 제조업체인 머크가 지난 2년간 140억원을 투자해 경기도 포승에 오픈한 첨단기술센터의 4층은 텅 비어있다. 4층에는 대신 '퓨처 익스텐션(Future extention)'이라고 씌여 있는 팻말이 걸려 있다.
세계 최대 LCD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를 고객으로 둔 머크가 이들의 의견을 가까운 곳에서 듣고 이들이 원하는 액정 원료를 앞으로 만들어 내기 위한 공간인 것.
쾨닉 사장은 "액정소재를 만드는 세계 주요 기업들이 모두 한국에 위치하고 있다"며 "고객의 니즈를 위해 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새로운 기술을 제공해야 함께 성공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머크는 한국을 R&D 파트너로 간주하고 있다"며 "포승의 R&D센터는 '고객중심'이라는 머크의 전략을 실현하는 플랫폼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액정이란 LCD TV와 모니터, 휴대폰 화면 등을 만드는 디스플레이 패널에 들어가는 주원료다. 휴대폰 화면을 흔히 액정 화면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같은 이유다.
30인치 LCD TV 기준으로 약 2g의 액정이 들어간다. 액정 1g 가격은 8000원 정도로 알려졌다.
쾨닉 사장은 "3D TV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오늘날 TV는 과거와 다르다"며 "고객에 따라 원하는 액정이 다르기 때문에 각각 다른 액정이 사용된다"고 말했다.
드라마를 잘 표현하는 TV가 있는가 하면 스포츠 처럼 활동적인 화면을 잘 표현하는 TV가 있듯이 고객 니즈에 따라 액정을 공급하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쾨닉 사장은 이번 첨단기술센터 개소의 의의에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R&D 투자를 결정했다"며 "이는 한국에 대한 머크의 투자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머크는 지난 2002년 같은 장소에 테크니컬 센터를 (Technical Center) 설립한 바 있다. 쾨닉 사장은 "테크니컬 센터의 주요 역할은 생산과 품질관리이고 당시 소규모 연구개발 부서가 설치됐다"며 "이번에 새로 문을 연 5층 규모의 첨단 기술센터는 연구개발에 집중하기 위한 시설로 R&D실험실과 신뢰성 실험실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와 동반자적 관계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