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경기판단을 상향조정하면서 금리인상 시기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12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2.00%로 동결한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경기는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면서 "GDP갭이 하반기에는 플러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전달까지 13개월 동안 사용했던 "당분간 금융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문구에서 이번에 '당분간'이라는 단어를 삭제해 필요시 선제적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음을 피력했다.
이번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민간 고용부문이 회복되고 경제상장률도 기대보다 높게 나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 총재는 "건설은 아직 약간 부진하지만, 고용은 특히 민간 부문을 통해 많이 회복할 정도로 4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훨씬 좋아졌다"며 "경제성장률도 잠재 성장률 수준에 근접했고 하반기에는 잠재 성장률을 웃돌아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통화정책에서 거시경제 변수 외에 국가경쟁력이나 기업구조조정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지난달에 민간 부문의 자생력 회복을 기준금리 인상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는데 수출과 투자, 소비 호조 속에도 부진했던 고용도 개선되는 등 민간 부문이 빠르게 살아나면서 기준금리 인상 여건이 성숙하고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기준금리 인상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혔던 고용시장의 경우 4월 취업자가 56개월 만에 최대치인 40만1000명 증가하고 실업률은 3.8%로 전달보다 0.3%포인트 하락하는 등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당분간을 삭제한 것과 관련 김 총재는 "언젠가는 빼야 하는 상황이었고, 상당히 많은 경제 변수가 회복 추세에 있다는 걸 보여줬다"면서 "당장 행동(기준금리 인상)을 하기는 어려우며, 국내외 경제동향과 모든 변수의 변화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시장은 지방선거가 끝나는 7, 8월 쯤 금리를 올리기 위한 사전포석으로 분석되고 있다.
금통위는 이번 기준금리 동결에 대해 "국내 경기의 회복세가 뚜렷해지는 모습이고 이런 회복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나 해외 위험요인 등에 비춰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상존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남유럽 국가의 재정 위기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유지했지만 해외 불안 요인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편 임종룡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정부로선 당분간 현재 거시정책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라면서도 "출구전략은 너무 늦지도, 빠르지도 않게 해서 그 시기를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