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고는 있지만 두 총수의 속마음을 다른 것입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장서 만난 한 한 대기업 임원이 정준양 포스코 회장과 신동빈 롯데 부회장을 본 직후 기자에게 귀뜸한 말이다.
12일 오후 열린 전경련 5월 회장단 회의서 만난 정준양 포스코 회장과 신동빈 롯데 부회장이 '웃는' 모습으로 등장해 이목을 끌었다.
무엇보다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를 위한 본입찰 마감 후 포스코의 우선협상자선정이 유력시 되면서 두 총수가 만난 첫 공식 자리였던 만큼 다소 불편할 수 있는 분위기였으나 신 부회장이 마음을 비워서인지 오히려 편안한 모습이었다는 평가다.
시장에선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전 본입찰에서 롯데그룹보다 2000억원 가량 많은 3조4000억원 가량을 써내 인수가 유력시 되고 있다.
신 부회장은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와 관련해 질문하는 기자들에게 시종일관 웃는 얼굴로 답했다.
신 부회장이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전과 관련해 "정준양 (포스코) 회장에게 축하인사를 전해달라"고 말할 때도 웃는 얼굴이었다.
신 부회장은 전경련 회장단 회의 시작 전 기자들의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에 유력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것 같다"며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며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롯데의 공격경영을 이끌어왔던 인물인 만큼 향후 사업에 대한 의지를 조용히 피력했다. 신 부회장은 "앞으로 해외 인수합병(M&A)에 보다 주력하는 한편 유통사업을 계속 강화해 나가겠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이를 의식해서일까.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시종일관 웃는 얼굴을 보이면서도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이날 동국제강 당진후판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정 회장은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므로 두고 봐야 한다"면서 "발표가 날 때까지 우리가 공식적으로 말할 것이 없다"고 말해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정 회장의 모습에선 포스코가 경쟁입찰 방식의 M&A를 처음 성사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였다.
그동안 다른 대기업에 비해 '실탄'이 충분했던 포스코지만 타사와 경쟁을 통한 M&A를 성사시킨 적이 전무하기 때문이다.실제로 지난 2008년 말 진행됐던 대우조선해양 인수 경쟁에서 한화컨소시엄에 밀리기도 했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당진후판공장 준공식 참석으로) 피곤한 상황이지만 웃는 모습에서 여유가 묻어난다"고 평가했다.
한편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등 대우인터내셔널 매각 측은 당초보다 일정을 1주일 앞당겨 오는 14일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가격 부문과 비가격 부문으로 이뤄진 평가 기준 중 비가격 요소에서 차별성이 크지 않은 가운데 포스코가 롯데보다 약 8%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