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혁신] ③ 한화그룹의 소통경영

입력 2010-05-14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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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뿐만 아니라 가족까지 대상 넓혀

한화그룹의 소통경영은 경영진이 임직원이 근무하는 현장을 직접 찾아가 만나고 대화하는 현장경영과 소통의 대상을 임직원 뿐 아니라 그들의 가족까지 넓힌 것이라고 크게 특징지을 수 있다. 이는 한화그룹의 기업정신인 '신용과 의리'가 기업경영에 녹아있기 때문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 4월6일 대기업 총수로는 이례적으로 글로벌우수인재 채용 확대를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김 회장이 수만리 떨어진 미국까지 직접 찾아간 이유는 현장에서 직접 미래의 글로벌 인재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함께 호흡하며 눈빛을 교환하면서 소통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영상보다 실물로 보니깐 훨씬 더 낫지요"라는 말로 인사말을 시작하는 등 자칫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었던 이번 채용설명회를 젊은 학생들 위주로 이끌었고 분위기를 부드럽게 유도했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참석한 500여명의 유학생들은 "국내 굴지의 그룹 총수가 직접 참석한 전무후무한 기업설명회를 통해 회장님이 직접 나와서 우리를 만나주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며 "회장이 직접 참석할 정도로 인재에 대해 열려있는 한화그룹의 이미지를 갖게 됐다"며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는데 이번 기업설명회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버드대를 졸업한 한 여학생은 "회장님 저 싸인해 주세요"라며 기업설명회를 통해 새로운 이미지로 다가온 김승연 회장의 열열한 팬으로써 다가 오기도 했다. 젊은 미래 인재들과 적극적 소통을 통해 올해 하절기 해외 인재 인턴십에 벌써 수백명의 지원자가 몰려 관계자들의 즐거운 비명이 커졌다고 한다.

김 회장의 직접 현장을 찾는 방식의 소통경영은 대한생명 인수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됐다. 김 회장은 대한생명 인수 이듬해인 2003년 5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대한생명 연도상 시상식에서 그룹 회장으로선 이례적으로 와이셔츠 차림으로 단상에 올라 '너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등 애창곡을 열창하는 등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줬다.

이처럼 소탈하다 못해 파격적인 회장의 모습에 행사에 참석한 6000여 재무설계사(FP)들도 뜨겁게 호응했다. 김 회장의 열창도충에는 수십명의 직원들이 무대로 뛰어 올라 함께 춤추고 노래하는 등 축제의 한마당을 펼쳤다. 또 오후 2시부터 밤 9시까지 공식행사를 모두 마친 후 전국각지로 떠나는 6000여 설계사들이 모두 떠날 때까지 한시도 자리를 움직이지 않고 일일이 작별의 인사를 나누는 등 감동을 선사했다. 이후 대한생명은 급격한 경영정상화와 함께 지난 3월17일 주식시장 상장이라는 결과까지 이끌게 됐다.

김 회장은 소통경영의 대상을 임직원뿐 아니라 가족으로까지 넓히고 있다. 지난 2007년 2월에는 한화그룹의 기러기 가족들이 설날을 맞아 외롭게 있다는 것을 알고 기러기 가족을 둔 그룹내 직원 모두에게 일주일간의 휴가와 비행기 요금, 체제비 등을 제공했다. 꿈에도 그리던 가족에게 다녀온 임직원들의 만족지수는 급등했고 다른 기업에 있었던 많은 기러기 가족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또 매년 수능시험 때가 되면 합격을 기원하는 엿, 떡 등을 임직원 수험생 자녀에게 선물하며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임직원 가족들에게로 소톰의 범위를 넓히고 있는 것이다.

◆"아빠가 쏜다"

한화그룹 홍보팀에서 진행하고 있는 '아빠가 쏜다'는 매달 임직원의 신청을 받아 자녀의 학급을 찾아 피자 파티를 열어주는 깜짝 이벤트다. 대부분의 사보가 임직원과 회사의 커뮤니케이션의 장이지만 한화그룹 사보는 직원의 자녀와 자녀의 친구들에게까지 대상을 넓힌 것이다.

2004년부터 시작된 '아빠가 쏜다'는 7년째를 맞고 있으며 매월 30대1이 넘는 경쟁률을 보이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벤트 당일 현장에서 주인공이 직접 편지를 읽는데 '바빠서 함께하지 못했다'는 내용들이 주를 이루며 대부분의 아빠들이 미안함에 눈물을 보이고 자녀와의 사랑을 나구고 있다. 자녀뿐 아니라 봉사하는 단체의 아이들, 부모님이나 동생, 조카들을 대상으로 이벤트가 진행되기도 한다.

이를 통해 사보의 범위를 넘어서 가족보로 확대됐다고 평가된다.

아울러 한화그룹은 그룹 전체의 사내 소통의 중요 채널로 그룹 사내방송인 HBC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 1992년 설립된 HBC는 1996년부터 이미 위성방송 송출을 실시해 전국 어디서나 방송을 시청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한화그룹 일원으로서의 공동체 의식함양을 통한 올바른 사내 여론형성과 바람직한 기업문화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2008년부터는 인터넷 TV체제로 전환해 글로벌 경영에 대비해 인터넷망이 연결되는 어느 곳에서라도 시청이 가능하다. 현재 주5일 하루 15분내외로 운영되고 있으며 행복게시판 등 임직원간 사연을 보내주는 코너 등을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열린 커뮤니케이션의 장인 '찾아가는 음악회'도 빼놓을 수 없는 한화그룹 소통의 장이다. 2004년부터 시작된 '찾아가는 음악회'는 전국의 한화그룹 사업장 소재지역을 찾아 진행하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양질의 공연문화를 접할 기호가 적은 지역의 임직원 및 가족들과 지역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매년 5개 지역의 도시를 선정해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의 경우엔 7개 지역으로 확대해 실시한다. 특히 2006년부터는 인기 지휘자 금난새와 유라시안필하모닉이 지역의 임직원 가족들과 지역주민들에게 클래식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해설이 있는 음악회로 진행하고 있어 반응이 좋다.

한편 네티즌과의 소통 채널을 확대하고 온라인상에 한화 팬클럽을 만들기 위해 한화그룹은 2008년부터 '한화프렌즈'로 불리는 체험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미디어를 통해 그룹 및 계열사에 대한 이해도를 제고하고 한화그룹사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형성을 꾀하고 있다.

한화프렌즈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등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이 활발한 25~35세 50명을 선발해 5개월 동안 그룹사의 제품, 서비스, 사화봉사·문화활동을 체험하게 한 뒤 후기 컨텐츠를 생성하게 함으로써 그룹의 홍보대사 역할을 부여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2009년에는 대한생명,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 총 10개 계열사의 16개 정규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해 한화그룹의 기업정신과 비전을 공유했으며 블로그를 통해 네티즌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의 브랜드 로열티 집단인 한화프렌즈 50명이 작성한 우호적 컨텐츠는 활동기간인 5개월 동안 총 2000여건이 생성됐고 약 500만건의 컨텐츠 노출이 있었던 것으로 집계됐다"면서 "네티즌을 대상으로 생동감 넘치는 소통의 채널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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