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14일(현지시간) 3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유럽의 재정위기로 전 세계 경제성장이 지연돼 연료 소비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됐기 때문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2.79 달러(3.75%) 하락한 배럴당 71.6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한때는 70.83달러로 2월 8일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4.8% 하락했다.
유가는 또 장중 한때 4.8% 내려 1일 기준으로 2월 4일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도이체방크의 요제프 아커만 최고경영자(CEO)가 “그리스가 부채를 완전히 상환할 수 없을 수도 있다”는 지적을 배경으로 외환 시장에서 유로화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이날 무디스는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다시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한편 독일 중앙은행의 악셀 베버 총재도 아직 금융시스템에 대한 위협이 존재하며 이를 과소평가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해 유럽지역 국가들의 위기감을 다시 증폭시켰다.
또 미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많다는 미 에너지절약정보국(EIA)의 지난 12일 발표도 유가를 끌어내렸다.
EIA는 지난 12일 뉴욕에서 거래되고 있는 미국의 대표적 원유 즉 WTI의 전달 장소인 오클라호마 주 쿠싱의 원유 재고가 사상 최고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스트래티직 에너지 앤드 이코노믹 리서치의 마이클 린치 사장은 “유럽의 재정위기를 둘러싼 우려가 대부분의 시장에 타격을 주고 있다”며 “여기에다 쿠싱의 재고 증가가 앞으로도 유가를 압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6월물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2.91달러(3.6%) 내린 배럴당 77.20달러에 거래됐다.
외환시장에서 유로화에 대한 달러화 환율은 1.24달러로 전날보다 1.1% 하락(달러가치 상승)해 2008년 10월 28일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6월 인도분 금 가격은 달러 강세 속에 전날보다 1.40달러 내린 온스당 1227.80달러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