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대 이상 보급된 스마트폰 해킹 방지 비상

입력 2010-05-20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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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는 물론 대기 중에도 주변 대화 엿들어...최경환 지경부 장관 시연회서 확인

국내에서 200만대 이상 보급된 스마트폰이 쉽게 도청될 수 있다는 사실이 정부 기관에 의해 공식 확인됐다. PC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이 해킹에 취약하다는 지적은 많았지만 해킹에 이어 도청까지 가능한 것으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4월 5일 경기도 과천 지식경제부 6층 대회의실. 최경환 장관을 비롯한 국장급 이상 간부 전원과 정보통신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과장급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스마트폰(PC 기능을 갖춘 휴대전화) 도청 시연회가 열렸다고 20일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국가보안기술연구소(NSRI)에서 나온 한 보안 전문가가 최 장관에게 아이폰 한 대를 건넨 후 자신의 노트북PC를 꺼냈다.

이 보안 전문가는 최 장관에게 이메일을 전송했고, 최 장관은 아이폰에 전송된 이메일을 클릭해 열람했다. 이 이메일은 평범한 문서처럼 보였지만 최 장관도 모르는 사이에 아이폰에 도청 프로그램이 설치됐다.

이후 최 장관이 아이폰으로 한 국장과 전화 통화를 하자, 전화 통화 내용이 그대로 해커역할을 했던 보안 전문가의 노트북PC를 통해 고스란히 흘러나왔다.

장관이 통화를 마친 뒤 아이폰의 잠금장치를 눌러 대기 상태로 전환했지만 도청은 계속됐다. 최 장관이 아이폰을 대기 상태로 두고 2~3분간 주변 사람과 나눈 대화가 보안 전문가의 노트북으로 전달돼 흘러나왔다.

대기 상태에 있는 아이폰이 최 장관을 비롯해 회의실 안에 있는 사람들의 대화 내용을 엿듣는 마이크 역할을 한 것이다.

한 참석자는 "노트북뿐 아니라 아이폰이나 다른 스마트폰으로도 도청을 할 수 있다는 전문가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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