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인(人)의 열정과 기술로 자원 강국 브라질에서 한국과 브라질을 연결하는 글로벌 일관 제철소를 건설할 각오이며 이곳 당진 공장의 본격 가동과 함께 브라질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입니다."
지난 12일 열린 동국제강 당진 후판공장 준공식에서 장세주 회장은 브라질 고로 제철소 건설과 글로벌 1000만t 철강 생산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당진공장 가동의 의미를 부여했다.
창업주 고(故) 장경호 회장으로부터 시작해 줄곧 철강전문그룹으로서 한 우물을 파온 동국제강은 당진후판공장과 브라질 고로 사업을 바탕으로 글로벌 그룹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특히 이번 당진 후판공장 준공은 철강업계에서 취임 이후 장세주 회장의 가장 큰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장세주 회장은 지난 2000년 사장으로 취임한 이래 ▲2003년 매출액 2조원 돌파 ▲2004년 매출 3조원 돌파 ▲2005년 국내 최초 브라질 제철 사업 진출 선언 ▲2006년 당진 신규 후판공장 건설 추진 ▲2007년 본사 이전 및 브라질 고로진출 발표 ▲2008년 수하동 신사옥 '페럼타워' 기공 ▲2009년 인천제강소 120t 전기로 착공 및 기술연구소 준공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였다.
그 중에서도 당진공장은 지난 2006년 장세주 회장이 앞으로 수요 시장이 초대형 선박과 건축물해양구조물플랜트 등에서 창출될 것으로 내다보고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결단을 내렸다는 점에서 장 회장 최대의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
실적부문에서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1분기에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각각 780억원과 3530억원의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엔 매출액 1조632억원, 영업이익 696억원, 당기순이익 917억원읠 실적을 올렸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지난해 고가 원자재가 소진되기 전 선제적인 제품 가격 인하를 단행함으로써 손실이 발생했으나 시황이 안정을 찾으면서 실적이 호전됐다"고 설명했다.
□장세주-장세욱 형제경영으로 그롭 지배력 강화
동국제강은 창업 3세인 장세주-장세욱 형제가 동국제강그룹의 지주회사격인 동국제강에 대한 지분을 확보하고 다시 동국제강의 계열사 출자를 통해 그룹을 장악하고 있다.
동국제강의 지분 구조는 14일 현재 장세주 회장 일가와 특수관계인 등이 동국제강 지분의 27.21%를 확보하고 있으며 소액주주가 47.91%, 기타주주가 3.16%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장세주 회장 일가 등으로 구성된 최대주주 지분은 다시 장세주 회장 15.26%, 장세욱 부사장 10.21%를 보유, 형제가 25.47%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모친인 김숙자 여사가 0.19%, 장 회장의 동생인 장문경 울산대 교수와 장윤희 여사가 각각 0.50%와 0.73%, 장 회장의 장남 장선익씨가 0.24%, 장윤희 여사의 남편인 이철 세광스틸 대표가 0.0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동국제강 그룹은 장 회장 일가가 지배하고 있는 동국제강과 해외 법인을 포함해 25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25개사 중 국내법인 계열사는 13개사 해외법인 계열사는 12개사다. 국내법인 계열사는 ▲철강제조업(동국제강 유니온스틸 유니온코팅) ▲운송하역창고업(인터지스 DK LC 부산감만컨테이너터미널) ▲농기계제조업(국제종합기계) ▲해운중계업(DK S&) ▲IT(DK 유아이엘 DK유테크 DK유엔씨) ▲벤처투자조합(일신U&벤처투자조합) ▲시설물유지관리업(페럼인프라) 등으로 구성된다.
각 사업군별로 살펴보면 우선 동국제강은 철강사업군의 주력 계열사인 유니온스틸의 최대주주로 65.11%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동국제강→유니온스틸→유니온코팅→국제종합기계로 출자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동국제강→인터지스→DKLC 및 BGCT'의 출자구조를 가진 물류사업군의 경우에는 동국제강이 인터지스 지분 69.1&를 보유하고 있으며, 인터지스가 DKLC와 부산감만컨테이너터미널 지분을 각각 70%, 50%를 보유한 형태다.
IT 사업군은 동국제강이 휴대폰 키패드 업체 DK유아이엘의 지분 34.82%를 확보하고 이후 DK 유아이엘이 DK유테크의 지분 100%를 보유하는 '동국제강→DK 유아이엘→DK유테크'의 구조다.
□M&A 사업 큰 성과 못 내
동국제강은 철강 사업 부문의 성장을 바탕으로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M&A를 통한 사업확장에 눈을 돌리고 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먼저 범양상선과 대한통운에 눈독을 들이고 인수를 시도했으나 범양상선은 STX그룹으로 대한통운은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 각각 넘어갔다.
또 2005년에는 철강사업과는 전혀 다른 분야인 휴대폰용 부품업체에 눈을 돌려 현재 그룹 IT사업의 축인 DK유아이엘(옛 유일전자)을 인수했다.
하지만 인수 후 별다른 시너지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2004년 약 2180억 원이던 회사 매출액은 동국제강으로 편입 후 2006년 1518억원, 2007년 1599억원, 2008년 1828억원, 2009년 1456억원으로 인수 당시보다 오히려 줄었다.
쌍용건설 역시 뜻대로 되지 못했다.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인 남양건설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건설경기 후퇴로 결국 인수를 포기했다.
동국제강은 주당 3만1000원의 조건에 인수하기로 해 우선협상대상자가 됐으나 건설경기가 침체되며 쌍용건설 순자산가치가 하락하자 인수가격 조정을 놓고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실랑이를 벌이다 계약파기를 통보받았다.
동국제강은 쌍용건설 인수 무산에 이어 대우건설 인수에도 참여할 뜻을 밝혔지만 결국 지난 4월 "축적해온 역량을 철강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기로 했다"며 대우건설 인수 불참을 발표했다.
이처럼 M&A 시장에서 잇달아 대어를 놓쳤지만 동국제강에 대한 평가는 오히려 긍정적이다.
동국제강의 핵심 추진 사업인 브라질 고로 건설에 주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국제강은 세계 최대급 자원회사인 발레(Vale)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지난해 12월 300만t급 고로 부지 조성 착공식을 가졌다.
브라질 고로 건설과 관련해 장세주 회장은 "브라질 고로사업에 대한 용역보고 결과에 대해 이달 중으로 결론이 날 것"이라면서 "파트너십과 관련해 JFE스틸과 포스코가 각각 연구 결과를 토대로 프로젝트에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하반기부터 동국제강은 수하동 페럼타워 완공 및 입주 인천 120t 신규 전기로 준공 등 굵직한 이슈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또 당진 후판 공장의 상업생산 돌입으로 브라질 고로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당진에서의 성장 동력 가동과 함께 오는 2015년까지 글로벌 철강 1000만t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밝힌 동국제강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