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가 미국 부동산시장에 호재로 작용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유럽 사태로 미국의 모기지 금리가 떨어지면서 주택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유럽 재정위기로 안전자산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미국 국채 인기가 상승해 모기지 금리가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제2의 주택구매 붐이 일어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조2500억달러(약 1486조2500억원) 규모의 모기지증권 구매 프로그램이 만료됨에 따라 지난 수개월간 모기지 금리는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전문가들은 현재 4.86% 수준인 모기지 이자가 올 여름에 4.5%로 떨어질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모기지업체 프레디맥은 지난주 30년만기 미 모기지 금리가 한때 4.84%를 기록하며 지난해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5년만기 모기지 금리는 지난달 9일 고점인 5.27%를 찍은 후 계속 하락해 지난주에 4.24%를 기록하며 1991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모기지 이자는 미국의 10년만기 국채 수익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안전자산 선호도가 커지면서 대량의 자본이 미 국채시장으로 몰려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지난 21일 3.2%로 떨어졌다.
일반적으로 모기지 이자율은 10년만기 국채 수익률보다 약 1.5%포인트 높은 경향이 있다.
전문가들은 모기지 금리가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하락할 경우 집값 안정화가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평균적으로 모기지 이자율이 1% 하락할 때마다 주택가격은 10% 정도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모기지은행협회의 제이 브린크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금리가 하락하면서 소비자들은 욕실이 추가되거나 수영장이 딸린 보다 큰 집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고 밝혔다.
모기지 금리 하락은 소비자들의 모기지 금리 갈아타기를 뜻하는 리파이낸싱을 부추길 전망이다. 소비자들이 금리 리파이낸싱을 통해 이자를 재조정할 경우 1%포인트 가량의 금리를 낮출 수 있다.
예를 들어 40만달러 규모의 30년만기 고정 모기지대출을 받았다면 모기지 재조정을 통해 매월 250달러를 절약할 수 있게 된다.
인사이드 모기지 파이낸스는 만약 모기지 이자가 지난 2003년 수준으로 떨어진다면 리파이낸싱 규모가 2조9000억달러를 기록해 지난해의 1조2000억달러에 비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