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석화처럼 끝난 주택협회 임시주총

입력 2010-05-2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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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만에 주총장 떠버린 김중겸 회장..투명경영 의기투합 모습 퇴색

26일 오전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 3층 대강당.

한화, 금호, 벽산, 풍림, 동부, 한양, 우미 등 건설사 대표.임원들이 대거 모인 이 곳에 김중겸 현대건설 사장겸 한국주택협회 회장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오전 9시30분.

지난 3월25일 회장에 취임한 김 회장은 이날 회원사 대표들에게 양해부터 구했다. 모하메드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왕세자와 함께 신고리 원전을 시찰 해야하는 임무(?)가 있어 임시주총을 급히 마무리 짓고 바로 자리를 떠야 한다는 것.

이때부터 일사천리 였다. 미리 준비된 인사말 자료를 속사포처럼 읽어내간 김 회장은 상정된 안건 전광석화 처럼 처리했다. 인사말을 포함해 주택산업 선진화를 위한 결의문, 부회장.이사정원 확대, 이사선출 권한 이양 등 3건의 안건을 처리하는 데 걸린 시간은 20분을 채 넘지 않았다.

예정되어 있었던 대통령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정명원 위원장을 초청한 '녹색성장 시대 주거문화' 특강도 이날 취소했다.

회원사 대표들과 간단하게 인사를 마치고 불이나케 자리를 뜬 김 회장. 이날 주총이 최근 고덕주공 재건축 단지에서 불거진 건설사들의 구악이 되풀이 된 사건을 의식한 듯 업계가 '투명경영'으로 의기투합 해보자는 의미 있는 자리라고 보면 더 진지한 대화와 토론이 아쉬워지는 대목이다.

건설경기 침체로 코너에 몰리고 있는 업계지만 건설사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인 만큼 철저한 자정노력을 포함한 '투명경영'의 깃발을 더 높게 올릴 수 있었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 김 회장이 비공개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난 것으로 안다"면서 "아마도 어떤 질책성 언질을 받아서 이런 주총을 열지 않았나라는 얘기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급조된 주총이라고 보면 그럴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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