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소환되다

입력 2010-05-2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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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FCIC 소환장 발부...무디스 임원과 증언

▲워렌 버핏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이 미국 당국에 소환될 예정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금융위기조사위원회(FCIC) 청문회를 앞두고 버핏이 증인으로 참석한다고 알려졌으나 이는 부탁 또는 자발적인 것이 아니라 소환 때문이라고 경제전문지 포춘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CIC가 최근 버핏에게 보낸 서한에서 '즉시 출두해 증언하라(YOU ARE HEREBY COMMANDED to appear and give testimony)'는 문구의 앞부분이 대문자로 쓰여졌다는 점에서 청문회 출두를 명령하는 소환장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포춘은 전했다.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를 이끌고 있는 버핏은 앞서 지난 12일 FCIC로부터 다음달 2일 열리는 청문회에 출석을 요청하는 서한을 받았다.

FCIC는 이 서한에서 청문회 의제는 금융위기 관련 파생상품 거래, 부실한 은행시스템, 신용평가사 문제 등이 될 것이라면서 버핏에게 청문회 시작에 앞서 개인 인터뷰에 응해 줄 것을 요청했다.

버핏은 과거 청문회에 출석한 증인이 주로 금융위기 관련 부실은행에 연루된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자신의 발언이 일으킬 대한 파장을 우려해 FCIC의 청문회 초대를 거절했다.

이에 대한 FCIC의 반응은 싸늘했다. FCIC 측은 이후 '요청'이라는 단어를 빼버리고 청문회 초대가 아니라 출두 명령이라고 경고했다.

FCIC는 지난 17일에도 버핏을 회유하기 위한 편지를 보냈다. FCIC는 "우리는 강제적인 방법으로 버핏의 협조를 얻기를 바라지 않는다"면서 청문회 참석은 필수적인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버핏은 당시에도 청문회 시작전 계획된 개인 인터뷰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시기상으로도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하에 청문회 참석 불가 의사를 밝혔다.

대문자로 쓰여진 문구가 담긴 소환장은 지난 25일 발부됐다.

FCIC는 다만 소환장과 같이 동봉한 편지에서 "버핏의 강제 출석을 바라지 않는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으며 "버핏이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해 줄 것을 '정중하게'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버핏이 FCIC의 정중한 요청을 수락할 경우 소환장은 무용지물이 되버리지만 거절한다면 소환장은 자동적으로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이 편지는 또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설정 및 이를 바탕으로 진행된 투자 정에 대한 신뢰성에 대한 추궁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버핏은 3대 국제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의 주요 주주로 레이먼드 맥대니얼 무디스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증인으로 서게 된다.

무디스 측에선 맥대니얼 CEO 외 임원 5명도 증인으로 나설 예정이다.

버핏은 최근 신용평가사에 대한 당국의 조사 개시에 맞춰 무디스 보유 지분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무디스를 비롯한 신용평가사들은 미국발 신용위기에 이어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등 이른바 3대 위기 사태가 잇따르면서 방만한 경영과 무책임한 평가로 위기를 조장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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