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쇼크·北 리스크]③ 현대·기아차 '초긴장'

입력 2010-05-31 06:29 수정 2010-05-31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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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업체 가장 먼저 타격…장기화시 현대기아차도 영향 불가피

유럽발 재정위기로 수출 위주 드라이브를 펼치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거기다 찬안함 사태에 따른 대북 리스크까지 겹쳐 환율까지 요동치고 있는 상황이라 이들 업체의 불안감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유럽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파격적인 보조금 정책으로 판매 감소는 간신히 면했지만 올해는 지원책 종료와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최소 10% 안팎의 판매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실제 지난 4월 유럽의 자동차판매는 전년대비 6.9% 감소한 117만1000대를 기록했다.

이 같은 수치는 정부 보조금 정책 효과 축소와 전년 실적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로 10개월 만에 판매가 감소한 것이다. 서유럽은 6.0% 감소했으며 동유럽은 20.3% 감소했다.

특히 독일은 25만9000대를 판매해 전년대비 31.7%나 급감해 가장 가파른 감소세를 보였다.

현대기아차는 각각 유럽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고, 현대차는 체코공장, 기아차는 슬로바키아 공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 2008년 11월부터 생산에 들어간 현대차 체코공장은 i30를 현지생산하고 있으며 지난해 11만6000대를 판매해 전년대비 956.0%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매출액 역시 2조100억원으로 전년대비 1060.4% 급증했다.

기아차 슬로바키아공장은 현지에서 씨드, 스포티지를 생산하고 있다.

기아차는 유럽시장에서 씨드, 벤가, 피칸토(국내명 모닝)등의 인기에 힘입어 2008년 22만5000대, 2009년 24만2000대 등 지속적으로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올해에도 기아차는 스포티지 후속 출시와 남아공 월드컵 마케팅 등을 통해 전년대비 3.2% 증가한 25만대를 유럽시장에 판매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유럽발 재정위기로 이에 대한 계획이 불가피해 보인다.

기아차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현지전략에 대한 수정 계획은 없고, 폐차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나라도 있어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보지만 유럽 재정위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유럽 재정위기가 만약 단기에 그친다면 현대기아차로서는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도 있겠지만 장기화될 경우 그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자동차는 고가의 소비재인 만큼 지난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졌을 때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업종이다.

유럽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파격적인 보조금 정책으로 판매 감소는 간신히 면했지만 올해는 지원책 종료와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최소 10% 안팎의 판매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록 현대기아차의 유럽비중이 각각 9.9%와 14.2%(서유럽 기준)로 큰 편은 아니지만 유럽발 경제위기가 향후 어떻게 진행될지도 미지수"라면서 "단기적인 피해는 미미할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지속된다면 유럽발 재정위기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이번 유럽발 재정위기는 유럽 현지 업체들의 약화를 초래해 오히려 현대기아차에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는 지난 미국발 금융위기 때 현대기아차가 미국 시장 점유율을 높인 것과 유사한 사례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미국 금융위기 시기에 미국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가 본국 완성차 업체들의 경영위기에서 비롯됐다"며 "유럽업체들도 유럽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점유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유럽시장의 붕괴는 일차적으로 유럽 완성차 업체들에게 타격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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