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주전 자리를 놓고 띠동갑 후배 정성룡의 강력한 위협을 받고 있는 이운재(37, 수원)가 자신에게 기회가 온다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월드컵 대표팀 소집 후 두 경기 동안 벤치에서 정성룡의 활약을 지켜봐야 했던 이운재는 첨예한 경쟁구도를 환영한다는 입장도 보였다.
허정무 감독과 김현태 골키퍼 코치는 대표팀 소집 후 치른 에콰도르전, 일본전에 이운재가 아닌 정성룡을 투입하며 이운재가 정상 컨디션이 아닐 경우를 대비했다. 정성룡은 두 경기에서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뒷받침하며 좋은 점수를 얻었다.
허정무 감독은 26일 노이스티프트에서의 첫 훈련 전 가진 인터뷰에서 “두 골키퍼 중 누가 나가도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정성룡이 잘해주고 있다. 이운재도 두 경기를 보면서 느낀 게 많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표팀의 남은 두 차례 평가전인 벨라루스전과 스페인전에는 이운재에게 기회가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두 경기에서의 활약을 정성룡과 비교해 허정무 감독은 월드컵 본선에 나설 수문장을 최종 결정한다.
정상적으로 팀 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이운재는 앞으로 얻게 될 기회를 잡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비쳤다. 그는 “경기에 나선다면 나를 선택한 분들이 부끄럽지 않도록 잘해야 한다. 그것이 프로다”며 자신을 채찍질했다.
정성룡이 앞선 두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점도 인정했다. 이운재는 “후배지만 성룡이가 잘하고 있고 기회가 왔을 때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아직 시간이 남았고 내게도 기회는 있다”는 말로 경쟁 구도에서 앞설 수 있는 성과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2002년에도 김병지와 함께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 전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친 바 있는 이운재는 “경쟁구도는 좋은 것이다. 모든 선수들이 긴장감을 안고 마지막까지 하나의 목적을 향해 갈 수 있다”라며 장점을 설명했다.
그는 “모든 평가는 끝난 뒤에 나온다.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이다”라며 정성룡과 월드컵이 끝나는 순간까지 경쟁할 것임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