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멕시코만 원유 유출 차단 작업의 잇따른 실패로 경제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영국 석유회사 브리티시패트롤리엄(BP)이 멕시코만 원유 유출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멕시코만의 경제적 손실이 1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CNN머니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로서는 기름 유출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언제 기름 유출구가 완전히 봉쇄될 것인지와 유출된 원유가 얼마나 해안으로 밀려들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멕시코만 지역이 원유 유출 사태로 인해 실제로 타격을 입기 시작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CNN머니는 전했다.
미국 텍사스A&M대학의 지난 2007년 연구결과에 따르면 멕시코만의 4대 산업은 원유, 관광, 어업, 조선 등이며 이는 연간 2340억달러 규모의 경제효과를 내고 있다.
이중 3분의 2는 미국이, 나머지 3분의 1은 멕시코가 차지하고 있다. 멕시코만이 하나의 국가라면 세계 29위 경제 규모에 해당한다.
멕시코만의 석유 및 가스 산업은 연간 1240억달러 규모로 전체 경제의 절반 이상인 53%를 차지한다.
지난 4월 20일 석유시추시설인 딥워터 호라이즌호의 폭발로 파손된 해저 유정에서 여전히 하루 수천 갤런의 원유가 유출되고 있어 현재 미국 새로운 연안의 시추 작업은 금지된 상태다.
기존의 유전들은 계획대로 원유를 생산하고 있지만 신규 시추 작업에 대한 금지 조치가 지속될 경우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
미 상원의원 10명은 서한을 통해 "시추 작업 중단이 6월까지 이어질 경우 경제적 손실이 135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면서 금지 조치 해제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같은 경제적 이유로 시추 작업 금지 조치가 장기화되지는 못할 전망이지만 정유업계는 멕시코만 원유 유출 차단 문제와 함께 신규 시추에 대한 규제 강화로 추가되는 비용까지 감수해야 할 위험에 직면했다.
멕시코만 경제에서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관광 산업 역시 원유 유출 여파로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멕시코만 전체 경제의 약 46%를 차지하는 관광 산업의 연간 경제규모는 1000억달러에 이른다.
유출된 기름이 해안으로 밀려들어가면서 플로리다주에서는 3개월 후까지 관광객들의 예약이 취소됐다. 미시시피주는 전체 예약의 약 50%가 취소돼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멕시코만 사태로 인해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산업은 어업과 조선업이다. 연방 정부는 이미 멕시코만 해역의 25%를 어업 금지 지역으로 지정해 어민들 대부분이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
루이지애나주는 어업 규모가 24억달러로 연간 미국내 수산물 공급량의 40%를 생산하고 있어 엄청남 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올해는 지난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어획량이 기대됐기 때문에 어민들의 실망감은 더할 수밖에 없다.
멕시코만 경제에서 상업용 어업이나 조선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불과하지만 어업 금지 지역이 선포됨에 따라 미시시피강을 통해 오가는 곡물 등 화물의 운송이 중단된 상태다.
멕시코 사태에 따른 피해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는 날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멕시코만 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하트연구소는 처음 원유 유출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경제적 손실 규모를 16억달러로 추정했다.
하지만 원유 유출량이 하루 1000배럴에서 1만9000배럴로 늘어남에 따라 사고 발생 이후 유출된 원유 규모가 역대 최대 규모였던 지난 1989년의 엑손 발데스호 사고 때보다 두 배나 커질 전망이다.
앞서 BP는 유정 입구를 진흙으로 봉쇄하는 '톱 킬(Top Kill)' 방식을 통한 기름 유출 차단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BP는 작업 비용으로만 이미 9억3000만달러를 지출했다.
BP는 새로운 계획으로 원유가 새는 파이프에 차단 모자(cap) 씌워 원유를 흡입하는 방안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