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신용평가사에 대한 감독권한을 회원국으로부터 이관해 직접 규제에 나선다.
주제 마누엘 바로수 EU 집행위원장과 미셸 바르니에 역내시장ㆍ서비스산업 담당 집행위원은 2일(현지시간)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신용평가사에 대한 규제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규제강화 방안에 따르면 내년 출범 예정인 유럽금융감독시스템(ESFS) 산하 3개 감독청 가운데 하나인 유럽증권시장청(ESMA)이 신용평가사의 등록과 일상적 영업활동 감시 검사 등록취소 또는 정지 벌금부과를 비롯한 포괄적 권한을 행사하게 된다.
바로수 집행위원장은 "신용평가 시장의 경쟁 부재가 크게 우려된다"면서 피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 등 모두 미국계인 3대 신용평가사에 필적할 유럽의 신용평가사 출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바르니에 집행위원은 "이번 규제 정비는 투명성을 강화하는 첫 걸음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신용평가사의 지배구조 개선 등 더 많은 규제를 추가로 도입할 것임을 시사했다.
EU는 2008년 가을 촉발된 금융위기 직후부터 신용평가사가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비판과 함께 규제 강화를 추진해 왔다.
최근에는 재정위기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의 붕괴위기설까지 불거지면서 일부 회원국의 재정위기를 신용평가사들이 부채질한 격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EU의 신용평가사 규제강화는 속도를 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