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극히 부진했던 주요 건설株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상반기 주요 악재로 작용했던 해외 수주 모멘텀 둔화 우려와 건설업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으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대다수 건설주들이 연초 대비 크게 떨어졌으나 이들 악재의 해소 기미가 비추면서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일 외국인투자자가 사흘만에 순매도 우위로 돌아서면서 닷새만에 숨고르기에 들어가 전일대비 0.66%(10.85p) 떨어진 1630.40으로 마쳤다.
반면 건설업종 지수는 2.72%(4.48p) 오른 168.89를 기록해 대조를 이뤘으며 이날까지 사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건설업종 지수는 1일 현재 168.89로 연초대비 25.49% 하락해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3.12%), 전기전자(0.48%), 운수장비(15.38%), 통신(3.57%), 금융업(-9.55%) 등 주요 업종 대비 낙폭이 가장 컸다.
건설주의 하락은 유로화 약세를 바탕으로 유럽 업체들의 가격 공세가 더욱 거세지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모멘텀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와 국내 중소 건설사들의 유동성 리스크가 빠르게 확대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었다.
하지만 양대 불안 요소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면서 상황이 반전하고 있으며 수급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건설업종 시가총액 1위인 현대건설의 경우 지난달 24일부터 외국계 매수세가 연속 유입되고 있다. 연초 외인 비중은 21.81% 였으나 연저점을 찍은 5월19일 18.59%까지 감소한 이후 1일 현재 19.54%로 1%p 가량 증가했다.
시총 2위인 GS건설 역시 기관과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지난달 28일 이후 4거래일째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대우건설(3일)과 대림산업(5일)도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송홍익 대우증권 연구원은 "국내 건설사들이 적응하기도 전에 원·유로화 환율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해외 수주 모멘텀이 당초 예상보다 약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환율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고, 체제를 정비하면서 수주 전략을 다시 세울 수 있기 때문에 해외 수주 경쟁력이 상승해 건설주의 펀더멘탈이 점차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영도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이 진행돼 업종내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그렇게 되면 2008년 말부터 주택 부실을 선반영하고 다각화된 국내·해외, 사업부문별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안정적인 영업환경을 유지하고 있는 대형건설사들에 대한 투자 매력이 다시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종목별로 접근할 때 해외 수주에 강한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눈여겨 보라고 주문했다.
이선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건설주 투자포인트의 중심은 해외수주 모멘텀"이라며 "작년에 비해 해외수주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림산업이 해당되고, 해외수주 절대 금액으로는 올해에도 삼성엔지니어링과 GS건설이 높은 수준을 기록하겠지만 주식시장에서는 증가 모멘텀을 더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