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대차의 딜레마

입력 2010-06-0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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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내부적으로는 기아자동차에 밀리고, 또 외부적으로는 수입차들과 경쟁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지난 1일 현대기아차가 각각 발표한 지난 5월 내수판매 현황을 보면 현대차는 4만9228대를 판매해 4만14대를 판매한 기아차를 근소하게 앞섰다.

하지만 승용(RV포함) 내수판매량을 보면 현대차는 총 3만3559대를 판매해 3만5500대를 판매한 기아차에 뒤졌다. 이는 지난 1999년 현대차가 기아차를 인수한 이후 처음이다.

우려했던 현대차와 기아차간의 자기잠식효과(카니발라이제이션, 같은 기업의 다른 제품이 서로 간의 판매를 감소시키는 현상)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기아차는 최근 '디자인 기아'를 무기로 쏘렌토R, 스포티지R, K7, K5 등 연타석 홈런을 날려 무서운 기세로 내수점유율이 상승하며 현대차를 위협해 오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최근 수입차와의 가격 경쟁에 있어서도 밀리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현대차는 신차 출시 때마다 가격을 올려온 반면, 수입차들은 가격을 오히려 낮춰 현대차가 더 비싼 경우도 발생했다.

실례로 현대차의 제네시스 최고급 트림인 380 로얄 VIP팩의 경우 6021만원이다. 반면 한국닛산이 지난 25일 내놓은 인피니티 M37 스탠다드는 5950만원대로 결정했다.

기존 M35 스탠다드가 최대출력 307마력에 가격은 6220만원이었지만, M37스탠다드는 배기량도 커지고 최대출력도 333마력으로 오히려 좋아졌지만, 가격을 오히려 낮춘 것이다.

그 외에 BMW 5시리즈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미쓰비시 등 최근 출시한 수입차들은 모두 가격을 낮추고 있는 추세다.

그동안 '신기술이 적용되고 사양이 고급화 되니 가격을 올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가격인상을 합리화 했던 현대차의 논리가 여지없이 무너진 것이다.

뒤늦게 현대차는 최근 제네시스 3.3 최고급 모델인 럭셔리 VIP팩 모델에 에어서스펜션과 파워트렁크 리드의 고가 편의사양을 빼고 502만원의 가격인하를 한 상품성 강화 모델을 내놨다.

앞으로도 현대차는 기존모델의 마이너체인지 때 가격인하를 고려할 예정이며 향후 신차를 내놓을 때도 가격에 대해 고민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철저한 보호주의에 둘러싸여 가격 결정에 별 고민을 하지 않은 현대차가 새로운 국면에 진입한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기아차에 밀리고 있고 외부적으로는 수입차와 경쟁해야 하는 막다른 길에 선 현대차가 향후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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