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건설 1차 부도소식으로 인해 건설 관련주들이 추풍낙엽으로 떨어졌다. 지방선거 이후 건설업계 구조조정이 본격화됐다는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 역시 정부 대책, 미분양 물량 해소, 건설사 자구책 등이 마련될 때까지는 주가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4일 성지건설 1차 부도로 인해 건설업계 구조조정이 임박했다는 불안감이 퍼지면서 건설주들이 급락했다.
건설업지수는 전일대비 3.27포인트(1.92%) 떨어진 166.66을 기록했다. 대림산업이 4.46% 급락한 가운데 남광토건(-4.19%), GS건설(-2.69%), 현대건설(-2.58%) 등이 동반 하락했다.
이날 시공능력 69위 중견건설사인 성지건설은 만기도래한 어음 12억원을 막지 못해 1차 부도처리 됐다. 같은날 추가로 돌아오는 8억원대의 어음을 처리하지 못할 경우 최종부도처리 된다.
신용평가 B+의 성지건설이 최종 부도위기까지 내몰린 것은 서울 여의도 '파크센터' 미분양으로 인해 유동성 압박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형제의 난' 이후 두산그룹 경영일선에서 밀려나 성지건설을 인수했던 박용오 회장이 지난해 11월 자살한 것도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올 들어 자사주 매각, 유상증자 등을 실시하며 자금 확보에 노력했지만 결국 어음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1차 부도처리됐다.
문제는 다음달부터 건설사들의 구조조정이 본격화 될 경우 주가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채권은행들은 이달 말까지 시공능력 상위 300위권에 드는 건설사들의 신용위험평가를 마치고 내달 초 등급별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주택사업 비중이 큰 중소 건설사가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규모가 크고, 미분양이 많은 중소 건설사들은 초긴장 상태다.
강광숙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중은행들이 건설사 옥석가리기를 위해 과거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등급을 매기고 있다"며 "등급 부여가 마무리되면 업종 할인이다소 완화될 수 있지만 추세적인 상승 전환을 시현하기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구조조정이 본격화 되면 옥석가리기를 통해 저개매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조언도 있다.
이왕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 본격화는 불확실성 제거 차원에서 긍정적"이라며 "대형 건설사들에 대한 시각전환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