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③ 분열하는 선진국...G20 경제정책 난항

입력 2010-06-07 10:20 수정 2010-06-08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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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진하는 유럽 재정플루...디폴트 공포 확산

(편집자주: 유럽발 재정위기 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동유럽 주요국인 헝가리의 디폴트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남유럽 위기가 동유럽으로 전염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4회에 걸쳐 헝가리를 비롯한 유럽 재정위기 사태를 다시 짚어보고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을 점검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유럽폭탄 재점화...글로벌증시 어디로

② 헝가리 너마저...국가 분식회계 사태

③ 분열하는 선진국...G20 경제정책 난항

④ 獨 "독자노선 간다"...예산정책 美에 반기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해법을 놓고 선진국들의 이견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지난 4~5일 열렸던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유럽은 재정적자의 감소를 요구한 반면 미국은 각국의 수출 진작책에 대해 경고하는 등 분열양상을 보였다고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G20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블룸버그통신)

유럽 재정위기에다 미국경기 회복세가 둔화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는 지난4일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벗어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S&P500 지수는 4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지고 다우지수는 1만선이 붕괴됐다.

유로화 가치도 이날 헝가리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에 대해 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G20 재무장관들은 지난 4월 회의 때보다 경제 및 재정상황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더욱 커진 모습이었다.

회의가 끝난 후 발표한 성명서에서 G20은 고부채국가들에 대해서는 재정긴축을 가속화하고 재정여력이 있는 국가들은 내수를 확대하는 차별화된 정책을 펼치기로 밝혔다.

지난 4월 회의에서 국가별로 추진하기로 했던 출구전략은 이번 회의에서 아예 언급되지 않았다.

그러나 각국은 글로벌 경제위기 해법에 대해 의견일치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과 유럽이 제안했던 은행세 도입은 이번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합의도출에 실패했다.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세계는 더 이상 재정난에 처한 미국 소비자들에 의지해 성장할 수 없다”면서 “다른 나라들이 내수를 촉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일본과 유럽 흑자 국가들의 내수확대가 필요하다”면서 ‘G20의 가치는 광범위한 공동 이익을 추구하는 데 각국이 펼치는 경제정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인식시키는 데 있다”고 밝혔다.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재정긴축은 투자자들의 자신감을 회복시켜 줄 것”이라며 재정긴축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각국의 불일치된 전략은 이른바 G20이 처한 ‘중대한 도전’인 글로벌 경기 회복에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지출삭감은 고용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고 치솟는 채무 부담은 채권 보유자들의 반란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수출에 대한 의존은 각국의 무역전쟁과 통화절하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

그러나 각국은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한 통일된 해법을 내놓기 보다 자국의 수출확대에 더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향후 5년 동안 수출을 2배로 늘리겠다”고 말했고 중국은 국제적 압력에도 불구하고 위안화 절상에 대한 기존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엔저 지지자로 알려져 있는 간 나오토 신임 일본 총리는 “엔화가 지금보다 더 떨어지길 바란다”고 밝혔고 프랑수와 피용 프랑스 국무총리는 유로화가 1.2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는 소식에 “매우 좋은 소식”이라며 “수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탠더드차터드의 앨빈 류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모두가 수출을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하려 한다면 수출품을 누가 구매하겠는가”라며 “각국이 내부이해관계에만 치중해 보호주의에 기대려 한다”고 각국의 태도를 비판했다.

프랑스 소시에테 제네럴의 미칼라 마쿠젠 리서치 책임자는 “각국이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에 기대는 것은 제로섬 게임과 같다”면서 “유로화가 10% 하락해 유럽 경제가 0.7%포인트 성장한다 하더라도 미국과 중국경제의 발전이 정체돼 세계 국내총생산(GDP)은 단지 0.2%포인트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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