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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제약은 9일 "이 회장이 일동제약이 면모를 일신해 새로운 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용퇴가 필요하다"며 "오는 28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재선임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은 앞으로 일동후디스의 경영에만 전념하게 된다.
이금기 회장은 서울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1960년 당시 영업사원이 5명에 불과하던 일동제약에 입사한 후 '아로나민' 개발과 마케팅을 주도하면서 아로나민을 업계 1위 제품으로 만든 일등공신이다.
아로나민의 대성공으로 창업주였던 윤용구 회장의 굳은 신임을 얻은 이 회장은 1971년 전무이사로 승진하면서 사실상 일동제약의 경영을 책임지게 됐다.
1995년부터는 전문경영인으로는 최초로 한국제약협회장을 역임하며 공정경쟁규약을 만들어 약가 질서를 확립하는 등 혼란스러운 의약품 거래질서를 바로잡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 회장은 특히 1998년 외환위기 상황 속에서 계열사였던 맥슨전자에 대한 지급보증 문제로 인해 워크아웃을 선택하며 당시 일동후디스의 경영에 전념하다 백의종군의 심정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한 바 있다.
이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모든 임직원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한 결과 워크아웃을 3년 만에 조기 졸업할 수 있었고, 이는 지금도 워크아웃의 성공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또 이 회장은 지난 1996년 남양산업을 인수해 현재 매출액 1000억원을 바라보는 중견 종합식품회사 일동후디스로 키운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금기 회장은 "일동제약이 또 한 번의 도약을 위한 활주로를 닦았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그 길을 달려 날아오르는 것은 후배 일동인들에게 맡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