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미워.." 기업 자금조달 '빨간불'

입력 2010-06-10 09:54 수정 2010-06-10 09:56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회사채ㆍ주식 발행, 리먼 파산 수준 침체

유럽 재정위기로 채권시장이 침체되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빨간불이 켜졌다.

5월 세계 회사채 발행규모는 680억달러(약 85조원)로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직후 수준까지 침체됐고 같은 달 세계 신규 주식발행도 전월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그리스에서 시작된 재정위기가 포르투갈 스페인까지 덮친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재정위기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 채권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에는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영국의 재정적자 문제를 강력히 경고하고 나서 유럽 전역이 재정위기 공포에 휩싸이는 양상을 반영했다.

미 금융위기조사위원회는 이를 계기로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 심리가 한층 더 고조됐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기업의 설비투자나 인수ㆍ합병(M&A) 등 성장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회사채 발행을 연기하거나 중단한 회사는 캐나다의 항공기 메이커 본바르디아를 포함해 20곳이 넘는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5월 세계 회사채 발행규모는 전월 대비 38% 감소했다.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은 유럽. 유럽의 회사채 발행은 70억달러를 기록해 전달의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는 2년 9개월래 최저 수준이다.

모건스탠리MUFG증권은 "유럽 시장에서 회사채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며 "국채에 대한 ‘A’ 등급 회사채의 가산금리는 2%에 육박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채 가산금리는 같은 만기의 국채 수익률과의 격차를 뜻한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가산금리 상승은 회사채 가격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결국 투자자들이 유럽 기업의 신용력에 대한 불안감으로 회사채 매입을 유보하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자금이 남아돌아도 기업에는 자금이 돌지 않는 상황이다.

회사채 발행뿐아니라 주식발행에 의한 자금 조달을 연기하는 기업도 줄을 잇고 있다.

5월 신규 주식발행 규모는 유럽이 전월 대비 79% 감소했고 미국은 47%가 줄었다.

유럽에서는 영국 여행사 트레블포트와 오락시설 운영업체인 마린엔터테인멘트 등이 시장 환경악화 등을 이유로 올 봄 예정이던 신규 상장을 연기했다.

미국에서는 대형 영화관 체인 리갈엔터테인먼트그룹이 산하 기업에 의한 2억5000만달러 규모의 주식발행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딜로직은 5월 전세계에서 기업공개(IPO)를 중지하거나 연기한 건수는 23건으로 2008년 12월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바클레이스는 “주식시장 침체로 펀드 등이 예정하던 투자처 상장에 의한 투자 회수를 보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회사채와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 기업은 새로운 설비투자나 M&A가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의 미즈노 가즈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업의 자금줄이 막히면 설비투자 감소로 이어져 경기 하방 요인이 된다”며 “유럽 상황은 버블 붕괴 후 일본의 경기악화 국면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글로벌 증시는 유럽 재정위기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유로가 주요 통화에 대해 기록적인 약세를 보이면서 수출기업들은 맥을 못추고 있다.

시장에서는 유럽 당국이 유로 약세로 수출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유로 가치 하락을 용인하고 있다는 불만의 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유로존 16개국 가운데 독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의 경제는 수출 의존도가 30%를 넘어 유로 가치 혜택을 톡톡히 입고 있다.

코메르츠방크는 “유로ㆍ달러 환율이 유로당 1.15~1.2달러 수준에 안착할 것”으로 전망하고 “다만 유로 가치 하락으로 수입 물가가 상승해 인플레 우려가 대두되면 유럽 당국이 시장개입에 나설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망곰이 유니폼, 제발 팔아주세요"…야구장 달려가는 젠지, 지갑도 '활짝' [솔드아웃]
  • "돈 없어도 커피는 못 참지" [데이터클립]
  • K-푸드, 수출 주역으로 '우뚝'…10대 전략산업 넘본다 [K-푸드+ 10대 수출 전략산업②]
  • "서울 집값·전세 계속 오른다"…지방은 기대 난망 [하반기 부동산시장 전망①]
  • 테더 공급량 감소에 '유동성 축소' 위기…FTX, 채권 상환 초읽기 外 [글로벌 코인마켓]
  • 허웅, 유혜원과 열애설 일축…"연인 아닌 친구 관계"
  • 단독 “1나노 공정 준비 착착”…삼성전자, ‘시놉시스’와 1나노 IP 협업 진행 중
  • 셔틀버스 ‘만원’, 접수창구 순조로워…‘무기한 휴진’ 세브란스병원 [가보니]
  • 오늘의 상승종목

  • 06.2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6,076,000
    • -0.27%
    • 이더리움
    • 4,785,000
    • +0.67%
    • 비트코인 캐시
    • 528,000
    • -0.28%
    • 리플
    • 660
    • -0.6%
    • 솔라나
    • 195,000
    • +1.3%
    • 에이다
    • 535
    • -2.19%
    • 이오스
    • 819
    • +0.99%
    • 트론
    • 174
    • -1.14%
    • 스텔라루멘
    • 127
    • -1.55%
    • 비트코인에스브이
    • 62,100
    • -2.36%
    • 체인링크
    • 19,490
    • -1.42%
    • 샌드박스
    • 471
    • +0%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