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축구 강국으로 제법 친숙한 이름이지만, 이번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진출국 명단에 빠져있다.
처음 본선에 오른 1994년 미국 대회부터 4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던 사우디아라비아, 2006년 독일 월드컵까지 세 차례나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고 아시아 축구의 맹주를 자처했던 이란은 이번 대회를 안방에서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지구촌의 축제' 월드컵 열기가 이들 지역을 피해가지는 않는다.
축구 광팬을 자처하는 레바논인 아흐메드(28)씨는 "드디어 월드컵 시즌이다. 세계 스타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집트인 무하마드(32)씨는 "우리는 야구도 안하고 평상시 축구밖에 하지 않는다"며 "월드컵 분위기가 우리라고 피해갈 리 없다. 관심있는 경기는 TV로 지켜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레바논 일간신문 '앗-사피르'는 남아공을 찾아 아프리카 대표팀을 응원하는 한 남성의 사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중동인들이 응원하는 팀은 같은 무슬림 국가인 알제리.
아랍에미리트(UAE) 일간 신문 '더 내셔널'은 "사막의 여우가 아랍을 향해 깃발을 흔들고 있다"며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24년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알제리 대표팀의 출전을 다루고, 선전을 기원하기도 했다.
알제리는 아프리카 대륙에 있지만 아랍연맹 소속 22개국 가운데 하나다.
'더 내셔널'은 경제 위기로 고통받던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2006년 독일 월드컵을 통해 다시 하나가 되고, 갈등 중이던 이라크의 수니파와 시아파, 쿠르드인들이 자국을 응원하며 온화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며 세계를 하나로 묶는 월드컵의 의미를 조명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위성 보도채널 '알 자지라'를 비롯해 많은 현지 언론들은 인터넷 사이트에 '2010 남아공 월드컵' 특별 페이지를 개설해 경기 일정, 각국 대표팀과 선수들에 관한 종합 정보를 제공하고 현지 월드컵 소식들을 열심히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