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아시아 주요국 중 투자 매력이 가장 낮다”
일본이 영국 투자회사 콜러캐피털이 미국 유럽 아시아의 주요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투자처로서 낙제점을 받았다.
아사히신문은 콜러캐피털이 지난 3~4월 사모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기관투자가 110개사의 응답을 집계한 결과 이 같은 평가가 나왔다고 15일 보도했다.
조사에 따르면 향후 3년간 사모펀드 자금운용에 대해 북미 투자가의 41%, 유럽 투자가의 38%, 아시아 투자가의 87%가 운용액의 11% 이상을 아시아로 돌릴 것이라고 응답했다.
일본 중국 대만 인도 한국 호주 등 아시아 국가에 대한 향후 2년간의 투자 매력에 대한 질문에서는 ‘기존기업 인수’에서는 호주가, ‘벤처 출자’에서는 중국이 각각 1위를 차지한 반면 일본은 두 부문에서 모두 최하위에 머물렀다.
특히 일본 투자를 ‘확대’ 또는 ‘개시’ 하겠다고 응답한 투자가는 전체의 12%에 불과해 중국의 53%와 인도의 44%를 크게 밑돌았다.
콜러캐피털의 미즈노 히로미치 애널리스트는 “일본에서는 기대만큼 부실사업 매각이 진행되지 않았다”며 “이익이 나지 않는 사업을 정리해 경제 전체의 수익력을 향상시키지 않으면 세계 투자 자금은 모이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일본의 외국인직접투자(FDI)가 크게 침체된 것도 낮아진 일본의 투자 매력도를 반영한다.
일본 재무성은 2009년말 현재 FDI가 18조4250억엔(약 240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3.9% 수준에 그쳤다고 14일 발표했다.
이는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말의 18조4560보다 못한 수준으로 금융위기 여파로 외국 기업들이 투자에 신중하고 있음을 나타낸 것이다.
일본 정부는 외국인의 자국 내 투자활동 정체에 대해 심각성을 인식, GDP 대비 대일 FDI 비율을 2010년말에는 5%대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목표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GDP 대비 대일 FDI를 5%로 끌어올리려면 올해 말까지 FDI를 5조3000억엔 이상 늘려야 한다. 하지만 작년 대일 FDI는 1조1171억엔으로 정점인 2007년의 2조6552억엔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외국인이 일본 내 투자를 기피하는 최대 이유는 국제적 수준보다 크게 높은 일본의 법인세율이 지적되고 있다.
일본의 법인세율은 지난해말 현재 약 40.69%로 30%대인 유럽 주요국과 10~20%대인 아시아 신흥국들에 비해 2~3배 가량 높다.
일본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세금 부담을 덜어 해외투자를 유도하는 차원에서 법인세율을 30%대로 낮추는 방안을 다음 달 치러지는 참의원 총선에서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취약한 재정상황 탓에 실천에 옮겨질 지는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