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쌓인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우수’

입력 2010-06-17 11:28 수정 2010-06-17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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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관련 지표 100점만점 중 5점 불과

부채가 크게 늘어난 공공기관이 경영평가에서는 상위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발표된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 부채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한전, 도로공사 등이 평가결과 상위등급에 들어있다.

지난해 국내 공기업의 총부채는 213조2042억원으로 전년대비 20.4% 늘었으며 부채비율은 153.6%에 달한다.

지난해말 기준 부채가 109조원, 부채비율이 524.5%에 달하는 LH는 이번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LH의 부채는 전년에 비해 23조5000억원이 늘었다. LH 부채비율은 통합전인 2008년 토지공사 475.2%, 주택공사 420.5%에 비해 확대됐다. LH는 지난해 순이익이 7000억원으로 전년대비 7000억원 줄었다.

이번 경영 평가 결과 최고 S등급, 기관장 평가 ‘우수’등급을 받은 한국전력은 부채가 지난해 28조9000억원에 달해 전년에 비해 3조원이 늘었다. 지난해 한전은 전년 2조9000억원에서 줄어든 1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한전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70.3%로 전년대비 7%p가 늘었다.

경영평가 A등급, 기관장 평가 ‘양호’등급을 받은 도로공사도 지난해말 기준 부채 21조8418억원으로 전년대비 1조6000억원이 늘었으며 부채비율은 93.7%에 달해 전년 92.5%에 비해 커졌다. 도로공사는 지난해 순이익 1000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경영평가에서 A등급, 기관장 평가 ‘우수’등급을 받은 수자원공사도 지난해말 기준 부채가 2조9956억원으로 전년대비 1조원이 늘었다. 지난해 수자원공사의 부채비율은 29.1%로 전년 19.6%에 비해 커졌다. 수자원공사는 지난해 순이익 1000억원으로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다.

기관경영평가 B등급, 기관장 평가 ‘우수’등급을 받은 가스공사는 부채 17조7723억원, 부채비율 344.3%다. 가스공사 부채비율은 전년에 비해서는 93.7% 줄었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순이익이 2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000억원 줄었다.

이처럼 과다한 부채를 떠안고 있는 공공기관이 좋은 평가를 받는 데 대해 평가 지표가 부실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부채 관련 계량지표는 100점 중 재무예산관리 3점, 자산운용 성과 2점 등 5점에 지나지 않는다.

이외에 비계량 지표로 18점인 리더십 전략 부문의 간접지표에도 부채 부문이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이 재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재정부는 공기업 부채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9월까지 정기국회에 보고할 계획이나 공공기관 경영평가 지표에 부채관련 지표를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공기업 특성상 정부정책을 추진하면서 부채가 발생한 것으로 평가결과에 이를 반영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경영평가시 공공성과 기업성의 조화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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