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비주력 사업으로 불황 타개

입력 2010-06-1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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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력 사업 효자노릇 '톡톡'..."주력사업 역전 현상도"

▲삼성중공업이 건조, 사할린 해상에 설치한 세계 최대규모의 해양플랫폼.
"기업의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변화 중입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의 주력사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부업으로 여겼던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이들 사업에서 쏠쏠한 수익을 올리면서 '주력 사업 역전'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등 주요 조선사들은 최근 선박수주 불황이 지속되면서 시선을 해양플랜트 사업 등 비조선부문으로 돌리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선주들의 발주가 조금씩 살아나면서 수주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전망이 불투명하다"면서 "플랜트·건설사업 등 비조선 부분이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지난 16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프랑스 수에즈그룹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으로부터 16억 달러(약 2조원) 규모의 발전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

이번 수주로 현대중공업은 사우디·쿠웨이트·바레인·UAE 등 중동 지역에서만 총 8개, 100억 달러 규모의 육·해상 플랜트 공사를 수행하게 됐다.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금융위기 여파로 연간 7억 달러(1기)에 그쳤던 해양플랜트 수주가 올해에는 5월말 현재 13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

KTB투자증권 이봉진 연구원은 "올해 삼성중공업의 해양 부문 연간 수주액인 50억 달러 달성이 무난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1월 러시아 사할린 1광구 개발 프로젝트에 사용될 해상플랜트 1기를 4억달러에 수주한데 이어 석유시추선 등을 추가 수주키도 했다.

이처럼 주력업종인 선박수주보다 부업인 플랜트 부분에서의 실적이 더 좋아지면서 조선사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부상하고 있다.

정유사들도 본업인 석유사업이 부진을 겪은 반면 부업인 석유화학사업이 호황을 누렸다.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4개 정유사의 1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에서 석유화학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회사별로 10~30%에 불과했지만 전체 영업이익을 흑자로 돌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제일모직·LG화학 등 석유화학기업들은 본래 사업보다 부업(신규사업) 매출이 훨씬 커지면서 오히려 '주력사업 역전'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제일모직의 경우 올해 처음으로 전자소재 매출이 패션 매출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지난해까지는 패션매출 1조2245억원, 전자소재 매출 1조2094억원을 기록, 패션이 근소한 우위를 지켰으나 올해는 이런 순위가 뒤바뀌는 것. 이는 전자소재 부문으로의 사업다각화에 성공하면서 사업포트폴리오가 개선되고 수익력이 강화된 결과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전자재료사업의 영업이익 비중은 37%에 달해 전체 사업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LG화학도 주력사업인 석유화학부문보다 정보전자소재부문의 매출 비중과 영업이익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초 매출에서 정보전자소재부문이 차지했던 비중이 23%였으나 올해 1분기엔 26%로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제일모직·LG화학 등 전자재료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들은 향후 성장 잠재력이 여전히 높아 전자재료 중심의 사업구조로 변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기업들은 변신을 추구하면서도 기존 사업에서의 경쟁력도 놓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 성장을 위해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겠지만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격합리화, 기술개발 등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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