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규철 한국정수공업(주)/한국알카리수(주) 회장

입력 2010-06-1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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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물을 기계에게만 먹일 수는 없었다”

국내 생수시장은 2000년 이후 연 200% 이상 급성장해왔다. 지난해 기준 시장규모는 5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앞으로도 시장규모는 당분간 매년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웅진, 코오롱등 대기업들이 이미 시장에 진출했고 대기업들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물 산업에 뛰어들 방안을 찾고 있다. 또 ‘에비앙’ ‘피지워터’ 같은 수입 프리미엄 생수도 90여종이나 들어와 백화점등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존 생수시장과는 차별화된 자부심으로 새롭게 생수시장에 뛰어든 사람이 있다. 이규철(72·사진) 한국정수공업 회장이다. 한국정수공업은 일반인에게는 생소하지만 수(水)처리 기술에서는 독보적인 회사다. 국내 화력·원자력 발전소 110여곳에 수처리 설비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중동, 아프리카등 산업용수 시장에서도 연매출 500억원대를 올리고 있다. 발전소와 산업용수 등에서 각광받는 강소기업이 한국알카리수(주)라는 자회사를 만들어 지난해 9월 초(超)순수 알칼리수인 에이수(A水)라는 브랜드로 물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최근 안산시 반월공단 한국정수공업 본사에서 이 회장을 만나 생수시장에 뛰어든 사연을 들어봤다.

- 프리미엄 생수시장에 뛰어든지 꽤 됐다. 현재 분위기는 어떤가.

“아직은 크게 잘되고 있다는 말을 하진 못한다. 그동안 마케팅 전문가가 없어서 에이수를 알리는 데 어려움이 좀 있었다. 워낙에 프리미엄 생수가 넘쳐나고 대기업들의 마케팅 공세가 대단해 경쟁이 되지 않는다. 그 속에서 구전 마케팅을 하려니 힘이 들었다. 몇 달 사이에 판매정책이나 마케팅 정책을 바꿔나가고 있는데 조금씩 반응이 오는 것 같다. 백화점에도 진출했고 대형마트에도 납품한다. 워낙에 좋은 물인 만큼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에이수 서울총판 정시호 사장은 최근 에이수의 판매전략을 바꿨다고 했다. 그 동안에는 지역별 총판을 둬 영역을 보호해 줬지만, 앞으로는 모든 총판이 지역구분 없이 무한경쟁을 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 자부심이 대단한 것 같다. 그 자부심은 어디에서 나오나.

“우리가 갖고 있는 수처리 기술은 국내에서는 따라올 수 없는 기술이다. 국내 원자력발전소 30여곳, 화력발전소 80여곳이 우리 수처리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발전설비는 초(超) 순수 상태의 물이어야 한다. 배관이 부식하거나 이끼가 끼면 안되기 때문이다. 이 초순수를 만드는 기술을 갖춘 곳이 한국정수공업이다. 전세계적으로 독일 지멘스와 영국 크리스트케니컷등 3곳뿐이다. 프리미엄 알칼리 생수가 많이 들어오지만 사실 초순수를 만드는 기술을 사용한 에이수와는 비교가 안된다.”

- 그럼 다른 생수와 에이수는 어떻게 다른 가.

“이것을 설명하는 게 힘들다. 요즘에는 식약청의 감독이 심해져서 홍보를 할때도 눈치를 봐야한다. 알칼리수는 일반물에 비해 물입자가 작아 몸에 흡수가 잘되고 산성화된 체질을 개선해주고 노화와 질병의 주범이 되는 활성산소를 줄여준다. 설사나 변비, 소화불량등에 효과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생수는 대부분 암반수를 뽑아내 망간, 소듐등 이물질을 걸러내고 칼슘, 마그네슘, 칼륨등을 투입해서 만든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중금속이나 부유물질을 모두 제거할 수는 없다. 에이수는 이 과정 중 하나를 더 한다. 물을 초순수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초순수 상태에서는 망간등 몸에 좋지 않은 이물질들은 모두 사라진다. 이런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에이수는 pH(수소이온 농도지수) 9.1~9.9인 상태를 다른 알칼리수에 비해 훨씬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이 회장은 이밖에도 에이수의 장점을 1시간 넘게 설명했지만 식약청의 감독대상이 될 수 있다면 기사화는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 최근 해외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고 하던데.

“에이수의 전략은 원래 해외를 먼저 공략하는 것이었다. 한국에서 프리미엄 생수는 수입산이라는 인식이 많다. 이미 90여종의 생수가 들어와 판매되면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해외에서 인정을 받으면 이를 토대로 한국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에는 현지법인도 세웠고 어느 정도 인지도도 생겼다. 지금은 중국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은 밝힐 수 없지만 중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는 한류스타를 활용할 계획이다.” ※에이수의 물병은 국내 다른 생수에 비해 디자인이 고급스럽다는 평을 듣는다.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투자를 많이 한 까닭이다. 이 회장은 “브랜드와 디자인 개발에 1억5000만원”을 투자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궁금한 것이 있다. 왜 하필 ‘물’ 시장인가.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묻는다. 이유는 단 한가지다. 내가 갖고 있는 기술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고 싶다는 것. 나는 물을 위해 인생을 바쳤다. 독학으로 공부를 해서 기술고시에 합격했고 기술사 자격증도 두 개나 땄다. 그리고 회사를 운영하면서 이익 남는 것을 모두 RND에 투자했다. 그렇게 한국정수공업은 물에 관한한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그 기술로 만든 물을 기계에게만 먹일 수는 없었다. 그동안 기계를 이롭게 하는 데 쓰였다면 이제는 사람을 이롭게 해야 하지 않겠는가. 에이수가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태고때의 물에 가장 근접한 물’이라는 자부심이 있다. 지금 가장 많이 찾는 물은 아니지만 몇 년내 세계에서 가장 히트상품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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