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납품업체 자금지원 생색내기

입력 2010-06-18 18:43 수정 2010-06-18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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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41억원중 직접 지원 151억원 불과...납품업체도 '시큰둥'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지난 17일 롯데·현대·신세계·갤러리아·Ak플라자등 국내 5대 백화점과 함께 발표한 백화점 납품업체에 대한 지원 방안이 실효성 논란에 빠졌다.

특히 공정위가 발표한 납품업체에 대한 5441억원 자금지원 계획중 백화점의 직접 지원금은 151억2000만원이고 나머지는 납품업체가 대출을 받을 때 간접 지원하는 것이어서 이번 지원방안이 생생내기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공정위와 백화점, 백화점 납품업체들이 체결한 '상생협력 및 공정거래협약'의 핵심인 백화점의 납품업체에 대한 자금지원안의 핵심은 ▲백화점이 납품업체에 대한 5441억원 규모 자금 ▲납품대금 지급조건 개성등이다.

하지만 이번 협약에 참여한 한 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협약에서 약속한 5441억원중 실제로 납품업체에 직접 지원하는 금액은 151억2000만원에 불과하다"며 "나머지는 지켜질 수도 있고 안 지켜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151억2000만원은 롯데백화점이 협력회사 상생기금 조성을 통해 지원하겠다는 150억원과 갤러리아백화점의 산지축산 직거래업체 생산 장려금등 직접지원액 1억2000만원을 더한 것이다.

나머지 5290여억원은 백화점들이 금융기관과 연계한 협력사 대출지원 형식이다. 롯데백화점은 2000억원, 현대백화점 1200억원, 신세계 230억원, 갤러리아 1800억원, AK플라자 60억원 등이다.

지원방식은 백화점마다 다양해 A백화점의 경우 금융기관과 맺은 전자외상채권담보대출의 한도내에서 납품업체가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 주기로 했다. 이 백화점이 공정위와 약속한 금액은 사실상 자사 여신한도의 최대액수였다.

B백화점의 경우 자사의 여신한도를 최대한 계산해서 나온 금액을 공정위에 약속했으며 나머지 세곳도 이와 비슷한 형식으로 납품업체가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간접 지원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백화점이 대출 알선 업체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협약에 따라 백화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금융기관을 소개하고 저리로 대출을 받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며 "백화점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각사의 여신한도 내에서 지원액을 책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협약과 관련해서 납품업체들 역시 크게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다. 협약에 따라 납품업체에 실질적으로 돌아오는 혜택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때문.

이번 협약에 참여한 한 납품업체 관계자는 "실제로 대출을 위해 백화점에 지원을 요청할 업체가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며 "지원을 요청한다고 하더라도 자체 신용도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업체는 얼마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지원금액 5441억원중 실제로 백화점이 직접지원하는 금액은 롯데백화점 150억원, 갤러리아백화점 1억2000만원등 151억2000만원이 전부"라며 "하지만 나머지 5290억원에 대해서도 납품업체에 문제가 생길 경우 백화점이 대신 갚아야 하기 때문에 실효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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