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순당-배상면 '막걸리 논쟁' 2라운드

입력 2010-06-21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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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모제어기술-천연탄산제어기술 놓고 형제간 신경전

배상면 국순당 창업주의 장남인 배중호 국순당 사장과 3남인 배영호 배상면주가 사장의 막걸리를 놓고 벌이는 신경전이 2라운드를 맞았다.

1라운드가 올 2월부터 4월까지 양측간 벌어졌던 ‘우리 쌀’ 논쟁이라면 2라운드는 배상면주가가 내달 내놓을 ‘100년 막걸리’로 촉발된 ‘효모제어기술’과 ‘품질유지 기한(유통기한)’ 등 ‘기술’ 논쟁이다.

시비를 먼저 건 쪽은 셋째인 배영호 사장이 이끄는 배상면주가였다. 국순당이 내놓은 수입쌀로 만든 막걸리에 딴지를 건 것이다.

국순당은 지난해 5월 ‘국순당 생막걸리’를 출시해 막걸리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국순당 생막걸리는 지난해 80억원, 올 1분기 105억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배상면주가가 지난 2월 ‘우리쌀 생막걸리’를 출시하면서 국순당을 자극했다. 배상면주가는 당시 제품을 출시하면서 ‘150원의 농심(農心)’이라는 새로운 마케팅 콘셉트를 선보였다. 소비자가 150원만 더 지불하면 국내산 일반미로 빚은 100% 국내산 막걸리를 즐길 수 있다는 취지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막걸리의 90%가 수입산 쌀로 제조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인데 업계에서는 국순당의 ‘국순당 생막걸리’를 겨냥한 것으로 봤다.

우리쌀 논쟁은 국순당이 배상면주가의 ‘우리쌀 생막걸리’가 나오고 2개월 후인 지난 4월말 1년 이내에 수확한 국내산 쌀로 만든 ‘우리쌀로 빚은 국순당 생막걸리’라는 제품을 내놓으면서 마무리됐다.

두 번째 라운드도 역시 셋째인 배영호 사장이 시작했다. ‘품질유지 기한’ 논쟁이다. 발효를 멈추게 한 살균막걸리는 유통기한이 30일정도 되지만 생막걸리는 발효가 계속해서 이뤄지기 때문에 품질유지기한이 10일 정도로 짧다. 이에 따라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서는 ‘효모제어기술’이 필수적이다.

국순당은 ‘생막걸리’ 출시 당시 자사가 최초로 개발한 ‘막걸리 발효제어기술’과 전국권 냉장유통시스템을 적용해 10도씨 이하 냉장보관 시 유통기한이 30일로 늘렸다.

하지만 배상면주가는 지난 18일 양재동 본사에 ‘느린마을 양조장’ 1호점을 오픈하면서 내달 12일 출시할 신제품 ‘100년 막걸리’를 공개하면서 품질유지 기한이 45일이라고 밝혔다. 일반 살균막걸리나 국순당 ‘우리쌀로 빚은 국순당 생막걸리’보다 15일 늘린 것이다.

배영호 사장은 “효모제어기술에 천연탄산 제어기술을 가미했다”며 “천연탄산 제어기술은 효모에 의해 발생하는 자연 탄산의 농도를 조절해 청량감을 높인 업계 최초 공법으로 이를 통해 품질유지 기한도 45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배 사장은 또 “천연탄산 제어기술과 미생물 활성제어 기술을 통해 올해 내 품질유지 기한 3개월인 생막걸리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순당 관계자는 “국순당 생막걸리도 영상 1도씨에서 10도씨 사이에서 냉장유통을 하면 90일까지 품질유지를 할 수 있다”며 “현재 해외수출용 막걸리는 품질유지 기한이 60~70일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막걸리제조업체는 품질유지기한이 1년인 생막걸리를 개발한 상황으로 기술력이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기술경쟁을 하다보면 계속해서 좋은 품질의 막걸리를 개발하는 동력이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업계도 국순당과 배상면주가의 경쟁을 반기는 분위기다. 배상면 창업주 밑에서 함께 배운 형제가 끊임없는 기술 경쟁을 통해 막걸리의 가장 큰 약점인 품질유지 기한을 늘리게 되면 막걸리의 세계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막걸리 세계화를 위해서는 국순당이나 배상면주가 같은 선도기업들의 기술력 향상이 중요하다”며 “배상면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기술을 발전계승하고 막걸리의 세계진출을 촉진한다는 측면에서 두 형제의 경쟁은 긍정적인 면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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