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기존 달러 페그제를 끝내고 관리변동환율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위안화 가치가 급등하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21일(현지시간) 오전 10시55분 현재 중국 외환거래소에서 전 거래일 대비 0.14% 하락해 달러당 6.8165위안을 기록하며 18개월래 최고점에 달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위안화 선물 12개월물은 1.3% 내린 달러당 6.6237위안을 기록해 투자자들이 위안화가 향후 1년안에 2.9% 절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UBS의 니잠 이드리스 통화 투자전략가는 “위안화가 점진적으로 절상될 시기가 왔다”면서도 “절상폭은 유로화 가치 하락 등으로 소폭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 재정위기 영향으로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위안화는 유로화에 대해 올해 들어 16.5%나 절상됐다.
도이체방크의 마쥔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의 달러화에 대한 절상폭은 유로화 가치의 하락으로 향후 6개월 동안 제한을 받을 것”이라며 “위안화의 달러화에 대한 절상폭은 올해 1.9% 정도에 그칠 것”이라 예상했다.
그는 이어 “미국 정치가들은 인민은행의 발표를 단지 부분적 승리에 불과하다고 여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찰스 슈머 미 상원의원은 “중국이 공정한 무역경쟁이 이뤄질 수준으로 위안화 절상을 하기 전까지 무역 제재법안 입법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위안화 발행금리를 달러당 6.8275위안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중국 외환거래소는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위안화가 0.4% 정도 절상될 것이며 인민은행이 환율 변동폭을 일일 0.5% 이내로 조정할 것으로 예측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의 환율 변동폭 확대로 위안화가 오히려 절하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즈호 증권의 션지앤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럽 재정위기로 유로화가 떨어지면 위안화가 절하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만약 달러/유로 환율이 지금 수준을 유지한다면 위안화가 올해 2.5% 절하될 것”이라고 시사했다.
위안화 절상으로 섬유업계 등 저비용 수출의존형 산업이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중국 국제무역촉진위원회(CCIPT)의 장웨이 부회장은 “섬유업계는 위안화 절상으로 이익률이 3%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일부 업체가 부도위험에 처하는 등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며 “중국 최대 수출시장인 유럽 경제의 불확실성도 기업 이익을 깎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남부 푸지앤성 소재 스위프트 우산은 유럽 바이어들의 요청으로 올해 들어 가격을 6%나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유통 등 내수기업 및 제지업계, 항공사 같은 수입기업은 위안화 절상의 혜택을 볼 전망이다.
중국 최대 퍼스널 컴퓨터 제조업체인 레노보와 중국 2대 항공사인 중국동방항공 등 현지업체는 위안화 절상을 대비해 내수촉진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