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ㆍ日 제조업계, 설비투자 해? 말아?

입력 2010-06-22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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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 불투명해 설비투자 판단 고민

경기 침체기에 설비투자를 대폭 줄였던 미국과 일본 제조업계가 경기가 서서히 회복되면서 고민에 빠졌다.

경기가 회복되고 있지만 유럽 재정위기 등 불안요소도 여전해 설비투자 여부를 판단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금융부문을 제외한 민간기업의 현금 예금액은 전년 대비 1.8% 증가한 202조7123억엔(약 2600조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업 실적 회복으로 자금 상황이 개선된 영향도 있지만 금융위기 당시의 자금난을 거울삼아 자금확보 차원에서 설비투자를 망설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일본은행은 설명했다.

일본 기업의 보유자금은 2006년 3월말 현재 200조엔을 돌파했지만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과 함께 촉발된 금융위기 여파로 2008년 9월말에는 189조엔까지 축소된바 있다.

이후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기업들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수중에 현금자산을 두둑하게 보유해왔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기업들이 보유자금 확대에 연연할 경우 자칫 투자기회를 놓쳐 성장을 저해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수천개의 미 제조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릴 준비를 하고 있지만 향후 경기회복 속도를 예측하기 어려워 눈치보기를 하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업체들의 고민은 시설을 과도하게 늘렸다가 나중에 놀리게 되면 수익구조에 치명타를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월 미 제조업계의 공장 가동률은 70.1%로 지난해 6월의 65.1%에 비해 상승했지만 위기 이전의 80.8%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다만 설비투자를 늘린다고 해서 곧바로 효과가 가시화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1년 이상 회사를 쉬었던 근로자들을 다시 고용할 경우 일정기간 훈련을 시켜야 하며 생산장비를 들여놓더라도 정상 작동 여부를 점검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불투명한 경기전망에 기업들의 고민만 늘어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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