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재정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그리스에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일본은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로존이 그리스에 대해 2012년까지 지원키로 약속한 1100억유로 가운데 일부를 부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재원은 100조엔에 달하는 외환보유고를 운용해 얻은 수익을 이용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IMF를 통해 외환보유고 일부를 신흥국 지원으로 돌리자는 2008년 국제사회의 규약에 따른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은 그리스에 이미 3억6000만유로(약 400억엔)를 융자했으며 이번에는 최대 1600억엔을 추가해 그리스에 대한 융자규모를 2000억엔(약 2조6000억원) 정도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일본 정부의 그리스 지원 방침에 따라 IMF는 수개월 안에 일본에 정식으로 추가 지원을 요청할 예정이며 구체적 조건은 향후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은 일본 정부의 방침과 관련, 이번 주말 20개국ㆍ지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일본도 그리스발 유럽 재정위기로 촉발된 세계경제 불안과 시장의 혼란을 막는데 주요국으로서 동참하고 있다는 노력을 피력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26일부터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는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등 유럽 지역 국가의 신용불안 문제가 주요 의제로 논의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유럽의 재정우려가 국제적으로 확대될 경우 자국의 경제와 국채 동향에도 악영향이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 유럽 불안을 배경으로 과도한 엔화 강세와 유로 약세로 유럽 시장에 제품을 수출하는 일본 기업의 비용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그리스 지원 결정은 자국 기업의 경쟁력 저하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막기 위한 의지의 표현으로도 풀이된다.
그리스 스페인 등 남유럽에서 시작된 재정위기는 헝가리와 프랑스 등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IMF에서 추가 요청이 있을 경우 필요에 따라 그리스 이외의 국가에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