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은행이 건설사를 포함한 구조조정 대상 명단을 공개하지 않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채권은행이 명단을 발표하지 않을 경우 근거 없는 소문이 확산돼 애꿎은 기업들만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25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은행은 여신규모 500억원 이상 대기업과 시공능력 300위권 건설사에 대한 신용위험평가를 완료하고 이날 오후 3시 결과를 발표한다.
하지만 C(워크아웃)과 D등급(퇴출)을 받은 업체의 숫자와 이들 기업에 대한 은행권 여신만 공개하고 기업명단은 발표하지 않을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명단을 공개할 경우 시장에 파급효과가 크다고 판단해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며 "어떤 기업들이 워크아웃과 퇴출이 됐는지는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공개 할 경우) 애꿎은 기업들이 피해가 가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굳이 해당 기업들을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겠느냐"고 반문한 뒤 "(피해가 간다면) 우리도 어쩔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다만 "상장된 건설사들은 워크아웃이 개시될 경우 공시를 해야 한다. 모든 결과는 그때 파악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장은 금융당국과의 의도와는 다르게 명단에 집중된 분위기다.
현재 증권업계와 부동산업계 내부에서는 어느 기업이 어떤 등급을 받았는지 등에 대한 근거 없는 명단 수 십 여개가 떠돌고 있는 것.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C등급 이하를 받을 것으로 알려진 건설사 명단을 20여개 정도 가지고 있다”며 “아마도 투자에 민감한 증권사 직원들은 더 많은 명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C등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기업에 아는 지인이 있어 물어본 결과 전혀 근거 없는 내용이었다”면서 “시장에 카더라 통신이 난무하면서 건전성이 좋은 기업들도 부실한 기업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