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받은 아파트 처분하고 싶어요, 차라리 퇴출돼 계약 해지됐으면...”
이번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작업) 명단에 이름을 올린 신동아건설이 진행 중인 고양시 덕이지구 파밀리에 아파트 현장의 분위기는 엇갈렸다.
건설사 구조조정 C등급(워크아웃)을 받은 건설사들은 ‘시장의 불안감 해소’라는 긍정적 반응과 ‘건설사 양극화 심화’라는 부정적 반응으로 나뉘고 있다는 게 팽배한 의견이다. 건설 현장의 반응도 이처럼 엇갈린다.
신동아건설이 시공을 맡고 있는 고양 덕이지구 파밀리에 아파트 공사현장에서는 간간이 내부 공사가 진행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시행사와 시공사 간의 자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지난달부터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입주예정자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건설현장 인근의 분위기는 사뭇 다른 듯 했다. H공인중개사무소의 실장은 “12월 입주 예정인데, 한두 달 정도 지연될 수는 있을 것 같다”면서도 “현재 워크아웃 결정으로 문제될 것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문의나 항의 전화가 폭주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요즘 사람들은 다 안다”며 “워크아웃 정도에 놀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의전화가 오면 워크아웃을 통해 기업 재무구조가 개선돼 더 좋을 수 있다는 설명을 한다”며 “대부분 더 잘됐다는 반응”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C등급을 받게 되면 채권단으로부터 신규 자금을 지원 받을 수 있어 새 출발의 계기가 될 수 있다.
모든 반응이 한결 같지는 않다. 인근의 OO 공인중개사무소의 관계자는 “12월 입주는 힘들 것”이라며 “아직 큰 평형은 미분양도 많다”고 걱정했다. “분양 때만해도 분위기는 매우 좋았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건설사가 퇴출돼 계약이 해지됐으면 하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덕이지구의 경우는 워크아웃보다는 오히려 애초에 분양가가 높았던 것이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3.3㎡당 1400~1500만원에 분양됐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인근의 운정지구보다 400~500만원 비싼 가격이다. 상대적으로 비싼 분양가에 장기 부동산 경기 침체를 만나 더 고전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투자 목적으로 분양 받은 이들은 비싼 분양가에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이제는 손해보고 팔려고 하지만 사는 이들이 없다. 넓은 평형의 경우 9000만원까지 마이너스가 됐는데도 팔리지 않는다. 거기다 시공사가 워크아웃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은 상태다.
C등급을 받은 경우는 대한주택보증의 분양보증 사고처리 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에 계약 해지 등으로 인한 분양대금 환수 조치도 없다.
하지만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역으로 생각하면 오히려 지금이 투자 적기일 수 있다”고 말한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의 이영진 소장은 “상반된 시각이 충분히 존재할 수 있다”며 “그러나 그동안 우월한 계약조건을 내세우며 비밀리에 거래되던 것이 워크아웃 결정으로 공개적으로 공격적 마케팅을 펼칠 수 있어 나쁜 상황이라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입지 조건을 갖추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미분양도 소진할 수 있고, 떨어진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