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법안이 부결되면서 민간주택 용지를 분양받은 10개 건설사들은 "이미 예상했던 결과"라면서도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현재 세종시에서 공동주택지를 매입한 건설사는 현대건설(1642가구), 삼성물산(879가구), 대우건설(2670가구), 대림산업(1576가구), 포스코건설(1123가구), 롯데건설(754가구), 두산건설(997가구), 금호산업(720가구), 극동건설(1221가구), 효성(572가구) 등 10개사다.
이 업체들은 현 정부 들어 세종시 수정안 변경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토지대금 납부를 거부해왔다.
또 올해 초 세종시 수정안이 발표된 후 "기업, 대학에 값 싼 원형지를 공급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고, 분양성도 나빠졌다"며 정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측에 연체이자 감면, 분양대금납부 연기 등을 요구해왔다.
이로 인해 당초 예정대로라면 지난해 11월 극동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9개사는 잔금을 완납했어야 했지만 대부분 중도금 1~2회차 정도만 내고 납부를 중단한 상태다.
하지만 이번에 수정안이 폐기되고 다시 원안으로 사업이 추진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들 건설사는 그동안 미뤄왔던 분양대금은 물론 연체이자까지 납부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현재 10개 공동주택용지의 분양대금 7400억원 가운데 64%인 4700억원이 미납됐다.
이들 10개사가 부담해야 할 연체이자도 5월말 기준 548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건설사들도 호락호락하게 사업을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분양대금 납부방식과 연체이자 부과 등을 둘러싸고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정부는 당초 건설사들을 설득해 이르면 연내 민간 아파트 분양에 들어갈 계획이었으나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0개 건설사들은 조만간 한자리에 모여 세종시 수정안 부결에 따른 대책마련 수립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아파트 분양이 불투명하고 세종시 발전안을 명확하게 규정하지 못했던 것은 모두 정부 탓"이라며 "이제는 사업을 지속할 것인지부터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최근 주택경기를 감안할 때 세종시가 원안대로 개발된다고 해서 사업성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세종시 원안에서 추가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최종안을 봐가며 분양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