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현대家 누구 품에?

입력 2010-06-30 14:39 수정 2010-06-3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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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소시엄 구성 가능성 배제 못해…LG·롯데 등도 하마평

지난 4년간 표류했던 현대건설 주인찾기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현대건설이 누구 품에 안길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이 현대그룹의 모태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고려할 때 현대그룹, 현대중공업그룹, KCC그룹 등 범 현대가(家)가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특히 현대건설 행방에 따라 향후 재계 순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데다 현대그룹의 경우 '경영권 방어'와도 연결된 문제여서 범 현대가간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기에 LG·롯데 등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현대중공업그룹 등 범 현대가가 현대건설 유력 인수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이 가장 먼저 설립해 오늘날 현대를 이루는 토대가 됐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고려할 때 현대건설을 누가 소유하느냐에 따라 현대가의 적통성에 한 발 앞설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 인수 의지가 가장 강한 곳은 현대그룹이다. 특히 현대그룹은 그룹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도 사활을 걸고 현대건설 인수에 나설 태세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기존에 밝혀왔던) 인수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다만 재무구조개선 약정 등의 현안으로 인해 당장 현대건설 인수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정리돼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매각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면 그때 입장 등을 정리해서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화와 계열사 시너지 극대화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현대건설은 현대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 지분(8.3%)을 보유하고 있어 누구 품에 안기느냐에 따라 현대상선 경영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현대상선은 현대그룹 주요 계열사인 현대아산, 현대증권, 현대로지엠 등을 거느리고 있는 실질적인 지주회사로 경영권이 불안정할 경우 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할 하면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이 보유한 기존 지분 25.47%에 8.3%가 더해져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는 지분율 30%를 넘어서게 된다.

그러나 최근 거론되고 있는 재무약정이 현대그룹으로선 악재다. 재무개선 약정을 맺으면 자산 매각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해야하는 만큼 현대건설 인수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현대그룹이 외환은행과의 재무개선약정 체결을 거부하는 이유 중 하나로 현대건설 인수와 연결짓는 시각이 많다"면서 "이는 현대건설 인수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현대그룹의 행보를 원천적으로 막아서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대그룹에 비해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현대중공업의 참여도 배제할 수 없다.

다이와증권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원자력 발전소 플랜트 부분에서 시설투자를 늘리겠다고 최근 발표를 했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가질 것으로 보이는 현대건설 인수에도 관심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CC 역시 건축자재산업과 관련 시너지가 있다고 판단해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 특히 정몽헌 회장 타계 직후 '현대는 정씨의 것'이라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점도 KCC의 인수전 참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3조~4조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자금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적통성'이란 실리를 찾을 수 있는 범 현대가간 컨소시엄 방식의 참여도 예측되고 있다.

전용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건설사가 없으면서 4조원대의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대기업 집단은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현대중공업과 KCC그룹 컨소시엄이 현대건설을 인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전제로 현대중공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현대·기아차그룹도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다"면서 "단독이든 컨소시엄 방식이든 현대기아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현대그룹, KCC그룹 등 범 현대가가 모두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대건설 매각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범 현대가 이외의 다른 기업들도 인수 후보로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LG, 신세계, 롯데, 동국제강 등 건설업을 영위하지 않고 있거나 자금력이 풍부한 기업의 경우 벌써부터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범 현대가 외에도 인수전에 참여할 기업들은 충분하다"면서 "아직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자금력이나 최근 흐름을 볼 때 LG그룹, 신세계, 롯데그룹 등이 인수 후보로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건설은 2000년 일명 '왕자의 난'과 2001년 그룹계열 분리 과정을 거치면서 유동성 위기로 채권단의 공동관리 체제에 들어갔다가 2006년 4월에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이후 부실책임이 있는 '옛사주'의 입찰 자격 문제를 당시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제기하면서 매각이 지연됐고 대우조선해양 매각 등에 우선순위도 밀리면서 지금까지 주인을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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