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가 연이어 수주 소식을 전하며 하반기 기분좋은 출발을 시작했다. 특히 선주들의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하반기 수주전 전망을 밝히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대만 에버그린과 대형 컨테이너선 10척, 동남아시아 선사와 유조선 9척의 수주 계약을 맺는 등 총 17억 달러(한화 2조원) 규모의 대량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삼성중공업에 이어 STX조선해양도 대만 에버그린사(社)로부터의 컨테이너선 수주가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규모와 비슷한 수준으로 에버그린사와 수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현재 협상은 막바지 단계로, 이르면 다음주 중에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한 8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급 컨테이너선으로 지난 2008년 7월 이후 24개월 만에 발주된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컨테이너선의 경우 소비재 운송을 담당하기 때문에 경기흐름에 따라 부침이 심한 선종"이라며 "이번 발주는 지난 2008년 하반기 금융위기 이후 각국 정부들이 추진한 경기부양책에 대한 효과가 조선업까지 연결된 것으로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초부터 늘어나고 있는 벌커과 유조선에 이어 컨테이너선 시장 회복은 경기 회복세의 신호탄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에버그린은 지난 4월 8000TEU급 컨테이너선 32척을 비롯해 7024TEU급 S형 컨테이너선 20척, 5346TEU급 U자형 컨테이너선 20척, 2000TEU급 직선형 컨테이너선 20척 등 총 100척에 달하는 컨테이너선 발주계획을 밝힌 바 있다.
또한 에버그린이 본격적인 발주에 나서면서 향후 여타 대형 선사들도 본격적으로 선박 발주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노인식 삼성중공업 사장은 "지난해에는 컨테이너선 발주문의가 한 건도 없었지만 올해에는 에버그린 이외에도, 싱가포르, 홍콩, 남미, 그리스 등의 해운사로부터 입찰요청이 많이 들어와 있는 상태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일에는 STX유럽의 계열사인 STX프랑스가 리비아 국영선사인 GNMTC로부터 13만9400t(GT) 규모의 대형 크루즈선 한 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한편 조선업계는 하반기에도 해운업황 호황에 맞춰 2~3년후를 내다본 선사들의 선박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영업 전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컨테이너선 시장이 본격적으로 회복국면에 돌입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중국과 일본에 비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한국 조선업체들이 이번 계약을 통해 활기를 되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