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사진=연합뉴스)
허정무 감독은 2일 오전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5층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연임 포기 의사를 밝혔다.
그는 "잘못해서 비판을 받는 건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어떤 때는 인식공격성(댓글)이 지나친 게 많다"며 "본인 뿐만 아니라 주위 가족도 힘들다"고 말하며 문화가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한국 출전 사상 최초의 원정 16강 진출을 이뤄낸 그는 본인의 의지만 있으면 유임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한국이 16강 진출을 확정지었을 때도 축구협회 게시판 팬존 등 온라인에는 '허무 축구', '허접 축구'등을 섞어가며 허정무 감독을 비난하는 글이 넘쳐났다.
이러한 댓글 때문에 아내 최미나씨와 두 딸 허화란, 허은씨는 그의 연임을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은씨는 지난달 29일 대표팀 귀국 기자회견 때 "한국이 16강에 올라갔는데도 인터넷에서 아빠를 욕하는 걸 보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16강에서 지고 이기는 것보다 아빠가 우루과이와 경기 후 울었다는 말이 더욱 마음을 아프게 했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표현했다.
허정무 감독은 "인터넷 댓글을 안 본지 10년이 됐고 이제 웬만한 이야기를 들어도 반응이 오지 않을 만큼 면역이 됐다"고 말했지만 악성 댓글 때문에 가슴아파하는 가족들의 결정을 끝내 거부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