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금융권에 따르면 강 행장은 지난 2일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에게 사표를 제출하고 주주총회가 열리는 13일 사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강 행장은 어윤대 내정자가 아직 사표를 수리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사표제출일자를 어 내정자가 회장으로 정식 취임하는 주주총회 개최일인 13일로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표 제출은 조직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조기 안정화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 행장의 임기는 원래 10월말까지다.
그는 지난해 12월 KB금융 회장에 내정된 후 금융당국의 고강도 조사 등으로 같은 달 중도 하차한 뒤 KB금융 회장 직무대행직을 수행해왔다.
지난해 9월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이 우리은행장 시절 파생상품 투자손실 책임으로 금융당국의 중징계(직무정지 상당)를 받고 사퇴한 후 회장직에 도전해 내정됐으나 회장 선출권을 가진 일부 사외이사들과의 유착설과 당국의 외압 등에 의해 자진 사퇴했다.
그는 자진사퇴 직후에 금감원에 사표를 냈었다. KB금융이 순수 민간회사인데도 이사회가 아닌 금융당국에 사표를 보낸 것이 ‘항의의 뜻’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KB금융 회장 선출 사태 직후 행장이 그냥 떠나는 것은 거대 조직을 맡고 있는 경영자로서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는 이유로 강행장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강 행장은 그만두고 싶어도 떠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행장 역할을 수행해 왔다.
금감원은 조만간 강 행장에 대한 제재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강 행장이 2008년 인수한 카자흐스탄 BCC은행이 주가 하락 등으로 대규모 투자손실을 본 것을 문제 삼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강 행장이 ‘문책경고’ 이상의 제재를 받으면 국내에서 금융회사 임원으로 일할 수 없다.
강 행장은 사퇴 이후 8월말께 미국 유학길에 오를 예정이다. 그는 오는 9월 학기가 시작되는 미국 터프츠(Tufts)대 플레처스쿨에서 방문연구원 입학허가를 받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