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인터내셔널과 현대종합상사가 새주인 찾기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성장 동력 개발에 한창인 가운데 포스코와 범현대가(家) 지원을 바탕으로 한 두 종합상사의 철강과 화학부문에서의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대우인터내셔널은 포스코의 철강 수출 물량을 대폭 늘리는 '첨병' 구실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현대종합상사도 범현대가의 지원에 힘입어 철강과 화학부문의 수출을 대폭 늘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현대종합상사가 범현대가의 지원에 힘입어 철강과 화학 부문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제철의 고로 가동으로 철강 취급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의 현대오일뱅크 인수도 초읽기에 돌입하면서 석유화학제품 물량 증가도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과 화학부문이 국내 종합상사 전체 매출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다 그룹에 속해 있는 종합상사의 경우 계열사 물량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며 "현대종합상사 입장에서는 철강과 화학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SK네트웍스와 LG상사는 철강보다 화학 부문 매출이 높은데 이는 SK에너지와 LG화학 제품의 취급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종합상사가 철강 부문에서 기대를 걸고 있는 부분은 올해 1월부터 본격 가동된 현대제철의 고로다. 지난해 현대제철이 수출한 약 270만t 의 철강제품 가운데 30%를 취급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종합상사 외 다른 종합상사에게 공급하던 물량 자체를 줄이기는 어렵지만 현대제철의 신규 물량에 대해서는 현대종합상사측에 밀어줄 것으로 보인다"면서 "손발을 오래 맞춰 온데다 팔이 안으로 굽는 만큼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또한 현대중공업이 현대오일뱅크 인수를 마무리할 경우 석유화학제품 물량도 현대상사가 주로 취급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종합상사 못지않게 대우인터내셔널도 철강 트레이드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정밀실사 중에 있지만 큰 이변이 없는 한 포스코의 대우인터내셔널 인수가 확실시 되는 만큼 포스코의 지원이 보다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다른 상사에서 기존에 취급하던 물량은 보장한다는 방침"이라며 "신규 물량은 대우인터내셔널에 우선 배정하는 것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우인터내셔널의 전체 매출에서 포스코 철강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22~25% 정도. 따라서 다른 종합상사의 절대 물량에는 변화가 없지만 전체 비중에선 대우인터내셔널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대우인터내셔널이 포스코의 주력 상품인 철강 소재를 많이 사용하는 전력사업과 플랜트사업 등의 프로젝트 개발 능력이 뛰어나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점도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제품의 특성과 경쟁유발을 감안할 때 특정 업체에 물량을 몰아주기는 힘들겠지만 신규 물량에 대해선 우선 배정 등의 방식으로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설명하고 "모 그룹의 지원을 받으면서 수출시장 선점을 위한 두 종합상사간 승부도 관심있게 지켜볼 부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