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대부업 금리 인하의 두 얼굴

입력 2010-07-07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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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서민을 위하는 게 아닙니다"

대부업체 최고 금리 인하에 대한 대부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정부는 현재 연 49%인 대부업체 최고 금리를 7월 중 44%로 인하하고 내년 7월 연 39%로 더 낮출 예정이다. 고금리로 힘들어하는 서민들의 부담을 줄여주고 서민금융을 활성화시키겠다는 명분에서다.

그러나 시장에선 역으로 금리 인하가 서민금융을 축소시킬 수 있다며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금리를 인하하면 대출 대상자가 줄어들고 불법 대출이 늘어나 서민금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6일 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현재 등록(합법) 대부업체는 1만6000여개로 이중 대출잔고가 300억 이상이고 자기자본비율이 40%를 웃도는 대형 업체는 50~60개에 지나지 않는다. 이들의 경우 대출 최고 금리가 연 39%대까지 낮아져도 생존이 가능하다.

그러나 대부업체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소형 업체들은 법정 금리가 낮아지면 고금리의 불법 영업을 해야만 버틸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하면 대부업체에선 대출 심사를 강화해 대출 대상자가 줄어들고 소형 업체는 불법 업체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결국 저신용자들은 불법 대부업체로 더욱 내몰리게 된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단순한 경제 원리를 정부만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대부업계에서 정치적 논리에 입각한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판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오명을 씻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서민을 위한 진짜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대부업 관리감독 금감원 이양과 미소금융 확대 등에 한 줄기 희망을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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