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인수 후보 3인방에 남겨진 과제

입력 2010-07-1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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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쌍용차 파기'논란이 숙제, 마힌드라는 쌍용차로 美 진출 못해

쌍용차 LOI(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기업들이 지난주 부터 본격적인 자산실사 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와 M&A업계에서는 이들이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유력한 인수후보군으로 떠오른 르노-닛산과 인도 마힌드라그룹, 대우버스의 최대주주인 영안모자 등은 평택공장 현지실사 등을 시작으로 세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제3자 유상증자로 전개될 인수전은 50%+1주를 구성했을 때 현재 주가를 고려 3500억~4000억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다.

LOI 제출 마감에 앞서 가장 강력한 인수후보로 경쟁에 뛰어든 르노-닛산은 인도의 마힌드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외국계기업이 지닐 수 있는 '먹튀' 논란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이미 국내에 르노삼성을 앞세워 진출한지 10년이 됐고 상대적으로 외국계 자본에 대한 거부감이 적기 때문이다.

다만 쌍용차를 인수에 따른 부산 2공장 증설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경우 부산지역 부정적 여론이 부담으로 작용 할 수 있다.

최근 닛산의 카를로스 곤 사장이 공개적으로 "부산 제2공장 증설과 쌍용차 인수(평택공장) 가운데 비용이 적게 드는 곳을 인수하겠다"고 밝힌 상태에서 쌍용차 인수가 성공하면 부산 제2공장의 건설은 백지화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쌍용차 브랜드 파기 논란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내수시장을 증진하고 결국 수출전략 기지화 하기 위해 쌍용차 브랜드보다 생산시설이 더 욕심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 난무하고 있다. 결국 르노삼성에게 쌍용차는 삼킬 수도 내뱉을 수도 없는 뜨거운 감자가된 셈이다.

마힌드라에게도 고민은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들이 쌍용차를 인수한 이후 미국 SUV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전후사정을 따져 보면 불가능한 관측이다. 때문에 실사 이후 마힌드라의 입장이 일정부분 달라질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도 지배적이다.

마힌드라가 쌍용차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쌍용차를 앞세워 북미시장에 진출하기에는 인수금액과 부채 이외에도 엄청난 자본과 기술력이 추가로 요구되는 상황이다.

우선 쌍용차 디젤 엔진 기술력으로 미국 디젤차 기준을 충족시키기 어렵다. 막대한 투자와 개발이 이뤄진다 해도 향후 10년 안에 미국 디젤차 배기가스 기준을 만족할 만한 기술력을 보유하기 버거운 상태다. 시간이 지나면서 미국의 배기가스 기준은 더욱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디젤차시장은 디젤기술의 선두주자인 독일 벤츠와 BMW, 폭스바겐 등이 진출해 있고 그 조차 컴팩트 또는 중형세단에 집중돼 있다.

이런 상황에 인도 마힌드라가 미국시장 진출을 위해 쌍용차의 디젤 기술이 필요하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현실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는 '등산을 하기 위해 하이힐을 장만하는 꼴'이다. 마힌드라에게 쌍용차 기술력을 바탕으로 거대 인구를 보유한 자국 SUV시장이 더 클 수 있다.

또한 말레이시아 '프로톤'자동차 처럼 일본 미쓰비시의 엔진 기술력을 들여오는 편이 비용과 시간면에서 한결 유리하다.

쌍용이 보유하고 있는 벤츠 기술의 휘발유 엔진도 가능성이 없다. 1980년대 E-클래스(W190)에 얹기 시작한 직렬 4기통 2.8 엔진과 직렬 6기통 3.2 엔진 등은 이미 개발된지 30년이 넘어 미국시장에서 경쟁력이 없다.

물론 프레임 보디 구조도 문제다. 이는 깐깐하기로 이름난 미국의 충돌안전테스트도 통과하기 버겁다. 모노코크 보디 구조의 코란도C를 앞세운다해도 이미 현대기아차에도 한참 뒤져있는 섀시 기술력을 단숨에 따라잡기는 불가능하다.

더불어 인수전에 성공하더라도 당장 회사를 정상화 궤도에 올려 놓기까지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관련업계에서는 본격적인 내수판매 증진을 위해 '대우차판매'의 영업망을 이용하는 것도 관련업계에서는 대안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안모자 역시 쌍용차 인수전에 성공하더라도 풀어야할 숙제가 남았다. 앞선 두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외국자본에 의한 먹튀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지만 역시 기존 쌍용차 판매망으로 내수증진의 한계가 뚜렷한 상황이다.

단순한 MOU 체결에 불과하지만 '쌍용차-대우차판매' 사이에 맺어진 판매권에 대해서도 효율적인 방안을 내놓아야 할 상황이다.

한편 지난주 전격적으로 금리 인상이 단행됐으나 쌍용차 회생에는 큰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채무변제 계획에 따라 고정금리 적용을 받고 있는 쌍용차는 별다른 동요 없이 매각주간사와 함께 인수전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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