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진에어 승무원의 60만원짜리 청바지

입력 2010-07-19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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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종로에 위치한 탑클라우드에서는 진에어의 취항 2주년을 기념하는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 자리에서 한 눈에 들어왔던 건 김재건 대표를 비롯한 직원들 대부분이 하얀색 셔츠와 함께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는 것.

진에어의 승무원 복장이 청바지에 캔버스화, 티셔츠에 캡모자라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직접 눈으로 보니 남달라 보였다.

진에어의 '진'도 청바지를 뜻하는 영어 발음인 'jean'과도 잘 어울려 보였고, 젊고 활동적인 청바지 이미지와 이제 2년이 된 저비용 항공사인 진에어와도 맞아 떨어졌다.

기자는 아무생각 없이 회사 관계자에게 "승무원복이 청바지니깐 활동하기도 편하고 비용도 적게 들고 좋겠네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뜸 돌아오는 대답이 "이 청바지 절대 싼 거 아닙니다. 시중에는 한 벌에 60만원까지 하기도 합니다"라는 거였다.

진에어가 유니폼으로 구입하고 있는 청바지는 미국 프리미엄 진 브랜드인 소위 '세븐진'으로 알려진 '7for all mankind'이다. 2000년에 런칭한 이 브랜드는 국내에는 몇 년 전부터 제일모직이 직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백화점에서는 보통 30~4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고 더 비싼 청바지는 60만원까지 하기도 한다. 이에 진에어측은 "저비용항공사의 싼 이미지를 탈피하고 프리미엄의 적절한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프리미엄 실용항공사'라는 브랜드 포지셔닝을 유지하기 위해 프리미엄 진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또 대량 구매를 하기 때문에 시중 가격보다 상당히 저렴하게 구매를 하고 있고, 다른 항공사들의 유니폼 제작비용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것.

하지만 저비용 항공사의 싼 이미지를 탈피하는 방식이 꼭 값 비싼 청바지를 입는 것으로 해결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또 진에어는 최근 승객 분산 유도를 명목으로 할증 운임 시간대를 대폭 확대해 10% 가까이 요금을 올려 고객들의 부담을 가중시킨 점,비용 절감을 위해 각종 수수료 지출을 줄이고 직원들에게 다직종 업무 수행을 시켜 생산성을 높인 것도 60만원 청바지를 유니폼으로 제공하는 진에어의 논리를 무색케 한다.

같은 저비용 항공사인 이스타항공의 경우 출범 당시 동대문에 위치한 사회적 기업인 '참 신나는 옷'이라는 회사에 유니폼 제작을 맡긴 바 있다. 유니폼 제작비용 절감과 사회공헌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진에어가 저비용 항공사의 싼 이미지를 탈피하는 방식이 꼭 최고가의 청바지를 입는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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