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동아제약, GSK와 전략적 제휴 경영권 안정 진입

입력 2010-07-19 13:06 수정 2010-07-19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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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유치에 4남 강정석 부사장 큰 역할

동아제약은 ‘박카스’라는 걸출한 제품과 국내 1위 제약기업이라는 명성에도 불구하고 취약한 지분구조로 한차례 경영권 분쟁을 경험했으며 최근까지 시장의 우려가 가시지 않았다. 이에 따라 경영권 안정이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로 제기돼 왔다.

그러나 최근 영국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하 GSK)의 대규모 투자를 받으면서 우호지분이 크게 늘어 걱정을 덜게 됐다.

동아제약은 지난 5월11일 GSK와 전략적 사업제휴를 체결하면서 GSK로부터 1429억원의 투자를 받아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에 성공했다.

GSK와 제휴 1429억원 투자 유치

GSK는 유상증자참여와 교환사채권취득, 전환 등으로 동아제약 지분 9.76%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강신호 회장의 지분을 포함한 우호지분은 32.12%로 확대됐다.

강 회장의 특별관계자의 지분이 늘어난 것은 GKS가 기존 동아제약에서 발행한 7980만 달러 규모의 교환사채(EB) 중 6400만 달러어치의 EB를 인수한데 따른 것이다. 이 교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63만3674주, 지분율 5.6%를 확보하게 됐다.

GSK는 지난달 484억원 규모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동아제약 지분 4.2%를 확보했고 이번에 인수한 EB를 주식으로 교환해 총 지분율 9.76%를 보유하게 됐다.

이밖에 강신호 회장은 GSK와 의결권 공동행사약정에 GSK의 보유지분 중 36만8000주(3.25%)에 대한 콜옵션을 받았다. 강 회장이 콜옵션을 행사해 GSK 보유지분 중 일부를 살 경우 강 회장 개인의 지분은 5.3%에서 8.26%로 높아질 수 있다.

동아제약은 이밖에도 지난해 일본 오츠카제약과 포괄적 업무제휴를 맺으면서 오츠카제약과 강 회장은 특수관계인으로 묶였고 강신호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은 오츠카제약이 보유한 지분 7.8%의 의결권을 확보했다.

일본 오츠카제약 우호세력 만들어

특히 동아제약은 2007년부터 우리사주제도 계획을 수립해 2008년부터 매달 급여의 일부를 우리사주조합에 출연해 현재 3.36%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우리사주제도가 원활하게 운영되는 이유는 이 회사 노사의 무분규 전통에 빛나는 노사간의 ‘신뢰’에서 비롯됐다. 독일 유학파 출신인 강신호 회장은 1975년 당시 사장으로 있으면서 노동조합 설립의 당위성을 인정하고, 노조 설립의 산파 역할을 했다.

동아제약의 한 직원은 회사 문화를 ‘거실’이라고 표현했다. 직원들이 가족처럼 부대끼며 생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동아제약 임직원 2090명 중 경력사원은 60명에 불과하다. 전체의 97.1%가 공채 출신 사원인 셈이다. 경력사원을 뽑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글로벌 기업 P&G처럼 인재를 직접 키우는 인재육성 문화가 곳곳에 녹아 있다.

반면 공채 출신이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생기는 보수적이고 온정적인 조직 문화는 약점으로 꼽힌다. 이번 GSK의 지분확보로 업계에서는 동아제약이 경쟁사 한미약품을 통한 경영권 위협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다.

한미약품은 지난 2005년 단순 투자 목적으로 동아제약의 1.23%(11만8803주·69억원)의 주식을 인수한데 이어 2007년 초 배당과 장내 매수를 통해 5% 넘게 추가 매수, 6.27%를 확보했다.

이 같은 한미약품의 행보에 대해 업계에서는 단순 투자 목적인 아닌 동아제약 인수가 최종 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도 한미약품이 동아제약의 지배구조를 노린 것이 아니냐는 설명이 지배적이기도 했다.

한미약품은 동아제약 지분 매입은 여유자금 운용 차원에서 주식을 매수한 것이라며 인수설에 선을 그었다. 그러나 동아제약은 그 동안 계속되는 부자간의 경영권 분쟁으로 골치를 앓으며 경영권 방어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 같은 부자·형제간의 경영권 다툼을 틈타 한미약품이 동아제약의 주식을 매수하며 당시 최대 2대 주주로 급부상하기도 했다.

한미약품은 현재 우호지분인 한양정밀 보유지분을 포함해 동아제약의 지분 13%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 최대주주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우호지분을 통해 경영권안정을 이뤄 긍정적이고 향후 유상증자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발행으로 확보한 현금성 자산을 바탕으로 M&A 등 성정동력 확보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동아제약은 GSK와의 전략적 제휴 외에도 지난 6월 계열회사인 유켐을 통해 원료부문에 강점을 가진 중소제약사인 삼천리제약을 인수해 계열회사로 편입했다. 업계에서는 삼천리제약 인수로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동아쏘시오그룹은 매출 기준 제약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동아제약을 중심으로 멀티미디어, 음료판매 및 제조, 해외무역 등 다양한 사업군의 계열사들이 포진하고 있다.

동아제약은 한국신동공업(50%), 동아팜텍(33.72%), 디에이인포메이션(100%), D.A.C(100%), 수석(100%), 진아유리(17.86%), 동아오츠카(49.99%), 용마LOGIS(97.69%), 수석무역(2.95%), 수석농산(100%), 유켐(11.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10년 7월 기준으로 동아제약의 최대주주는 GSK로 9.76%, 한미약품 9.13%, 국민연금 8.23%, 오츠카제약 5.92%다.

동아제약은 지난 2008년부터 ‘사외이사후보 추천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사외이사 역할을 강화하는 등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동아제약은 사외이사 역할 강화와 더불어 향후 기업지배구조를 글로벌 기준에 맞춘다는 방침이다.

계열사 유켐 통해 삼천리제약 인수

강신호 회장이 여든을 넘긴 고령인 상황에서 동아제약의 후계구도에 관심이 쏠린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4남 강정석 부사장(47·동아오츠카 대표이사)으로의 후계구도가 굳건하다.

동아제약의 후계구도는 다른 그룹과는 달리 아주 단출한 편이다. 강정석 부사장은 지난 2007년부터 동아제약 대표이사 부사장에 취임한 이후 R&D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김원배 사장과 함께 영업·마케팅을 선두지휘하면서 우수한 경영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지난 1989년 입사한 강 부사장은 계열 식음료회사인 동아오츠카의 경영실적 호조에 힘입어 강 회장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다.

지난 2006년 11월 동아오츠카 사장으로 부임한 이래 ‘간판 제품’인 포카리스웨트를 이을 후속 신제품인 블랙빈테라티 및 녹차음료 등을 출시했고 그 결과 지난 2007년 음료업계의 전반적인 부진에도 불구하고 전년대비 10.5% 성장한 1950억원의 매출을 올려 음료업체 중 유일하게 두 자리 수 성장을 기록했다.

제약부문에서도 강 부사장은 2005년 동아제약 영업본부장을 맡은 이후 부가가치가 높은 전문의약품의 매출비중을 꾸준히 확대, 수익성을 개선시켰다.

업계 일각에서는 강 부사장이 인문학(중앙대 철학과 졸업)을 전공해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뛰어난 점이 동아제약의 고객지향적인 영업마인드를 구축하는데 큰 일조를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 주주들의 강 부사장에 대한 평가도 꽤 호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강 부사장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강 부사장은 지난 3월 장외에서 교환사채권 19만4279주를 취득, 지분을 종전 0.54%에서 2.43%로 늘렸다.

특히 강 부사장은 이번 GSK와의 전략적 제휴와 대규모 투자를 받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져 제약사 경영 능력을 확인시켜줬다. 이로써 향후 동아제약의 해외 시장 진출과 글로벌제약사로 도약하는 데 강 부사장의 역량이 어떻게 발휘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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