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 인근에서 형성된 열대성 폭풍으로 인해 미국 멕시코만의 유정 봉쇄작업이 일부 중단되는 등 사태수습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는 `열대성 저기압 3'이 바하마 근처에서 형성돼 현재 시속 35마일의 풍속으로 플로리다 남부 및 멕시코만 쪽으로 향하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오전 발표했다.
이 열대성 저기압은 22일 밤부터 23일 새벽 사이에 천둥 번개를 동반, 시속 39마일 이상의 풍속을 유지하게 될 경우 열대성 폭풍 `보니'(Bonnie)로 명명될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허리케인 센터는 현재 바하마 일부 지역과 플로리다 남부 지방에 각각 열대성 폭풍 경보 및 주의보를 발령했다.
최신 풍속예측모델에 따르면 열대성 폭풍은 23일 오전 플로리다 남부 해상을 지나면서 폭우를 동반하고, 24일 낮에는 멕시코만 기름유출 사고 현장을 통과해 25일 루이지애나 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멕시코만에서 방제작업을 총괄 지휘 중인 테드 앨런 미 해안경비대장은 “열대성 폭풍이 멕시코만으로 접근하면 기름유출 차단과 방제작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방제작업을 10~14일정도 지연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멕시코만의 원유유출을 촉발시킨 영국 정유업체 BP는 현재 기름유출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추진해온 감압유정 굴착공사가 막바지에 달한 가운데 기상조건이 악화됨에 따라 감압유정에 파이프를 설치하는 작업을 일시 중단했다.
앨런 해안경비대장은 "감압유정 굴착작업을 완전히 중단한 것은 아니지만 기상악화에 따라 사고현장에 투입된 인력과 선박의 철수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폭풍의 예상경로가 맞을 경우 해상의 기름띠를 루이지애나주 해안으로 밀려오게 만들어 그 동안 집중적으로 전개돼온 해안습지에서의 기름방제작업이 헛수고로 돌아가게 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