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하반기 태블릿 PC 시장 진츨이 가시화되면서 전자책 구도에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삼성전자와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삼성전자와는 아이폰 도입 이후 불편한 관계를 형성하며 갤럭시S 등 스마트폰 공급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태블릿 PC 시장까지 경쟁관계가 형성되며 향후 양사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KT 이석채 회장은 지난 12일 “현재 우리는 삼성전자의 휴대폰 단말기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며 “그렇다고 KT의 소비자 인지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공언 한 바 있다.
KT의 태블릿 PC 시장 진출은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이미 지난 4월 ‘QOOK 북카페’를 개설하며 전자책 시장에 뛰어들었고, 삼성병원 등과 MOU를 통해 활발한 저변 확대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콘텐츠 중심의 시장 진입으로만 여겨졌던 KT가 단말기 시장까지 넘보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업계에서는 아이패드 도입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졌고 아이폰4 역시 9월로 연기된 상황이 태블릿 PC 시장 진출을 서두르게 한 원인으로 꼽고 있다.
업계에서 우려하는 점은 삼성전자와 관계가 더욱 악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삼성전자는 SK텔레콤과 갤럭시S 스마트폰 공급을 단독 계약한데 이어 하반기 출시 예정인 태블릿 PC ‘갤럭시 탭’도 SK텔레콤을 통해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전략은 KT가 애플사 제품을 단독으로 공급한데 따른 견제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갤럭시 탭이 아이패드를 겨냥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KT에 공급할 수 없다는 내부 방침을 다시 한 번 확인 시킨 셈이다.
반면 KT에서 내놓은 ‘올레패드(가칭)’는 20만원대 보급형으로 나올 공산이 크다. 시장 장악력과 수요 측면에서 저가 공략으로 콘텐츠와 병행하겠다는 전략이다.
KT 관계자는 “3분기 출시를 목표로 국내 기업과 제휴해 자체 태블릿PC 모델 출시를 저울질하고 있다”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 위에 KT의 인터넷 전화나 초고속 인터넷 등 서비스를 최적화된 형태로 활용할 수 있는 기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갤럭시 탭과는 시장 측면에서 경쟁구도가 형성될 수 없을 것이라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우선 갤럭시 탭은 아이패드에 초점을 맞춘 만큼 전자책보다 테블릿 PC에 가깝다.
이에 반해 KT의 올레패드는 가격대와 성능을 볼 때 태블릿 PC보다 전자책에 비중을 많이 둘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무선통신 기능이 갖춰져 있지만 20만원대에서 아이패드나 갤럭시탭에 견줄만한 제품을 생산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KT의 태블릿 PC 시장 진출은 국내 관련 단말기 생산 1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관계가 그만큼 좋지 못하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며 “KT가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인해 오히려 부메랑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KT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는 좋지만 기본 적으로 영역에 대한 분명한 선을 구분해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애플과 같이 소프트웨어와 제조를 함께 할 수 있을만한 산업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