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들이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항공 운임을 인상하고 있어 고객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26일 아시아나항공은 다음일 1일 부터 미주, 유럽, 대양주(호주) 노선을 3~10% 가량 운임 인상을 한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대한항공이 국제선 일부 노선에 대해 가격인상을 밝힌 지 약 2주만이다.
이로써 인천-로스앤젤레스 노선 일등석은 821만4000원에서 862만5000원으로 5% 인상되고, 뉴욕 일등석은 993만2000원에서 1042만9000원으로 인상된다.
특히 이번 아시아나의 운임 인상은 일등과 중간등급이 평균 5% 인상되는데 반해, 대다수 승객이 이용하는 이등급(이코노미석)이 10% 인상된 경우가 많아 고객들의 부담이 크게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토해양부에서도 대다수 승객이 이용하는 이코노미석 요금 인상률이 특히 높아 승객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아시아나 측에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는 이번 요금 인상 배경을 "장거리 노선의 신기재 도입과 서비스 개선을 위한 투자비용 보존을 위한 것"이라며 "고객 편의를 위해 다음달 15일까지 구매하는 고객은 인상 전 가격으로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아시아나가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운임을 인상한 것을 두고 고객들의 반응은 차갑다. 아시아나는 지난해에도 같은 노선에 대해 운임을 8.1% 인상한 바 있다.
아시아나는 지난 2분기 매출액 1조2388억원, 영업이익 1775억원을 기록해 창사 이래 분기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이에 앞서 대한항공도 오는 8월부터 유럽, 미주, 호주 등 장거리 국제노선 항공운임을 최대 10% 올린다고 밝힌 바 있다.
대한항공 역시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조8000여억원과 3500여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선 제주노선 역시 대한항공은 지난 1일부터 탄력운임 시간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10% 가량 인상했고, 아시아나 역시 지난 4월 김포-제주 노선의 운임을 인상한데 이어 다음달 23일부터는 제주행 전 노선에 한해 또 다시 탄력운임 시간을 확대해 10% 운임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올 여름 휴가로 유럽 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회사원 권 모(36세)씨는 "이번 항공사들의 요금 인상이 성수기 기간이 끝나고 인상되는 것이고, 또 공시운임이 직접적으로 고객에게 전가되지 않아 단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장기적으로 부담이 될 수밖에 없으며, 또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는 회사들이 운임 인상을 동시에 한다는 것이 납득하기 힘들다"고 불만을 토론했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해외항공사들의 경우 물가 인상률에 맞춰 거의 매년 가격을 인상해 왔지만, 국내 항공사들의 최근 항공운임 인상률은 물가 상승률에 크게 미치지 못했던 데다가 고객 편의를 위한 항공기 개조 등의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해 어쩔 수 없이 항공료를 인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토부 신고제 노선에 한해서만 가격을 매년 올리고 있다는 점, 또 성수기 기간에 맞춰 가격을 인상한다는 점에서 비춰봤을 때, 이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가격 인상에 대한 고객들의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