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예정자-시공사, '불협화음'

입력 2010-07-27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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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11월말 입주가 예정된 인천 검단 A아파트 계약자들은 벌써부터 시공사에 “잔금납부 및 입주일정 시기가 45일은 너무 짧으니 연장해 줄 것을 검토 부탁 한다”고 요청했다. 한 계약자는 “기존 집이 안 팔리는 지금 상황에서 시공사는 이와 관련해 일찍이 논의해야 될 것으로 보여 회사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남겼지만 ‘불가능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 11월 인천에서 입주 계획된 다른 B아파트. 입주 4개월 앞두고 있지만 계약자들은 걱정이 커지고 있다. 시공사에는 일부 계약자들의 계약해지 관련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이 단지는 분양가 상한제 시행 직전 2007년 말 분양한 단지로 입주 후 전매 가능한 단지다. 한 계약자는 “이 아파트 외에 분양 받은 다른 아파트도 있어서 감당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 12월 입주를 앞둔 고양 덕이지구 C아파트는 시행사가 중도금이자대납을 계속 연체하는 일이 발생했다. 은행은 계약자 개개인들에게 “연체이자를 선납하라”는 연락을 보냈고 이에 놀란 계약자들은 시행사에 항의를 하다가 공문을 발송했다.

한 계약자는 “개인이 당장 은행에 연체이자를 선납하지 않을 경우 해당은행 대출연장 심사에서 탈락한다고 하더라”며 “시행사측에서는 선납한 계약자들에게는 나중에 환급을 해주는 게 맞지만, 회사내부 결재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기다려 달라고 했다”고 토로했다. 이 단지는 2007년 11월 말에 공급됐다.

입주를 수도권 아파트에서 계약자와 시공사, 또는 시행사 간에 여러 가지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입주 예정자들은 부동산 시장 침체 지속으로 현재 살고 있는 집이 안 팔려 입주기간에 맞춰 입주하기가 어렵다며 잔금납부 및 입주기간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통상 입주기간은 1~2달이지만 최근에는 시장여건을 감안해 3개월로 늘여주기도 한다.

또 다른 아파트에서는 계약자들이 입주 3~4개월을 남겨놓고 계약해지를 검토하는가 하면, 건설사가 계약률을 높이기 위해 중도금무이자 혜택 등으로 계약자를 모집했으나 부동산 시장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이자대납을 연체해 계약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입주가 순조롭지 못한 원인이 부동산 시장 침체도 있지만 지난 2007년 말 분양가 상한제 시행 직전 한꺼번에 쏟아냈던 ‘밀어내기’ 공급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분양 후 공사기간이 2~3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단지는 올 연말 내 준공을 하게 되는 셈이다.

특히 이들 아파트는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된 데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아 전매제한이 없다.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수요들도 많았다.

실제 호황기였던 분양 때와는 달리 입주가 다가오자 시장여건은 악화일로에 빠져있고 분양권 프리미엄은커녕, 수 천 만원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속출하는 상황. 계약자들은 분양권을 처분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굴리고 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입주하는 단지 가운데 중소형에 비해 중대형 평형이 많은 단지들은 상대적으로 실수요자들이 적어서 입주민원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계약자들은 여러 가지 이유를 들면서 잔금납부 시기인 입주기간을 늘려달라는 민원이 많다는 것이다.

입주예정자들과 시공사들간의 마찰은 앞으로도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 114에 따르면 올 하반기 수도권 입주물량은 9만2981가구다. 서울 2만1151가구, 경기 5만9076가구, 인천 1만2754가구가 입주하게 된다.

올 연말 인천지역에서 입주를 앞둔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워낙 인기지역이어서 미입주 우려가 크지는 않지만, 내달 대규모 입주가 시작되는 식사지구 등을 지켜보면서 입주대책을 벤치마킹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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